[영상]AI 로봇·계란형 세탁기까지…볼거리 앞세운 ‘차이나테크’의 공습 [CES 2025]

‘보는 재미’ 사라진 CES서 ‘볼거리’로 승부수
관람객들 눈길 사로잡아…연신 인산인해
삼성·LG 등 韓 기업, AI 강조했지만…다소 심심


중국업체 TCL이 CES 2025에서 선보인 AI 로봇 ‘에이미’(왼쪽)와 AI 세탁 로봇.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민지 기자] “에이미와 사진 찍으려면 여기 대기하세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5’의 핵심 전시장인 센트럴 홀에서 가장 인기를 끈 건 단연 TCL의 ‘에이미(HEYAIME)’였다. 관람객들은 연신 “쏘 큐트(So cute)”를 외치며, 에이미를 들고 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루에 5~6번 열리는 에이미 시연 쇼는 매번 사람들로 붐볐고 환호가 터져나왔다.

AI 시대가 도래하며 오히려 새로운 하드웨어 및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제가 됐다. CES를 방문한 관람객들은 ‘보는 재미’를 원했지만, 소프트웨어 혁신이 중심이 되면서 볼거리는 오히려 줄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의 ‘대장격’으로 평가받았지만, 올해 전시는 다소 밋밋하고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관람객들의 니즈를 겨냥해 신선하고 획기적인 외형의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관람객들을 끌어모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업체 TCL의 AI(인공지능) 로봇 에이미는 우주 캡슐 모양의 이동형 베이스(하단)에 귀여운 외모를 갖춘 소형 로봇이 올라앉은 형태다. 베이스와 로봇은 분리가 가능하며, 생성형 AI를 탑재해 사람과 소통이 가능하다.

TCL의 AI 로봇 ‘에이미’. 김민지 기자


TCL은 에이미에 대해 “실제와 같은 AI 동반자”라며 “가족과의 의미 있는 순간을 포착하고 보존한다. 집을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고 집안을 순찰하며 사용자의 습관에 적용해 개인화된 대화형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삶은 계란을 닮은 ‘AI 세탁 로봇’도 눈에 띄었다. 유아용 의류와 속옷 등 소량 세탁용으로, 세탁기 내부에 의류를 말릴 수 있는 기계 팔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 있는 TCL 관계자는 “세탁, 건조 뿐 아니라 ‘옷 개기’까지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실제 시연을 볼 수는 없었다. 또한, 그는 “오는 8월 출시될 예정”이라며 “출시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CES 2025에 전시된 TCL ‘AI 세탁 로봇’. 김민지 기자


AR글래스 체험존도 지난해 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었다. TCL의 AR 글래스 체험존에는 긴 줄이 늘어서있었다. 관람객들은 직접 글래스를 장착해보고 허공을 보며 탄성을 질렀다. 하이센스 역시 오는 7월 출시되는 차세대 AR 글래스를 선보였다. 하이센스 관계자는 “출시가격은 400불일 예정”이려며 “선글라스와 비슷한 형태로, 스마트폰을 통해 충전하는 방식이어서 더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TV 및 디스플레이 제품에서도 ‘거거익선’ 전략을 펼치며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이센스는 108인치, 136인치, 163인치 등 3가지 크기의 마이크로 LED TV를 부스 입구에 전면 나란히 배치했다. 특히, 하이센스는 조만간 첫 마이크로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센스 관계자는 “최초로 136인치 마이크로LED TV를 올해 안에 북미 시장에 정식 출시할 계획”이라며 “다만 정확한 출시가격과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CES 2025에 전시한 폴더블 패널. 김민지 기자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는 두번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패널, 폴더블 패널 등을 전시했다. 제품 앞에는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라며 세계 최초 공개임을 강조했다. 반복적으로 접히는 모습을 시연했는데, 예상 보다 화면의 주름이 부각되지 않았다. 관람객들은 동영상을 찍으며 관심을 보였다. 다만, 관람객들이 제품을 만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통제했다.

별도의 글래스 착용 없이도 3D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110형 패널도 볼 수 있었다. BOE 관계자는 ‘8K 화질’임을 강조했다. 관람객들은 지나가던 발길을 멈추고 맨 눈으로 3D 영상을 시청했다.

팔이 내장된 로보락 로봇청소기. 김민지 기자


로봇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두각을 나타냈다. 베네치안호텔에 마련된 ‘유레카 파크’에는 중국 로보락의 부스가 가장 중심부에 자리잡았다. 로보락은 ‘팔’이 내장된 로봇청소기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로봇청소기가 움직이다가 앞에 물건이나 쓰레기를 마주하면, 내장된 팔을 이용해 이를 치우는 것이다.

한편, 올해 CES 2025에 참가한 중국 업체는 1339개로 지난해(1104개)보다 235개나 늘었다. 미국에 이은 2위다. TCL은 삼성전자 바로 옆에, 창홍은 LG전자 바로 뒤에 부스를 세웠다. 규모 역시 삼성, LG 등과 맞먹는 거대한 크기로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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