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력 ‘보통 이하’ 학생, 초→중→고 갈수록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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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식 서울시교육청 학생역량·혁신교육과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2024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시행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지난해 서울 학생 중 우수한 문해력을 갖춘 학생 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우수한 수리력을 갖춘 학생 비율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경우 10명 중 3~4명이 기초 수리력 ‘보통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이같은 내용의 ‘2024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시행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진단검사는 서울 학생들의 미래 학력 및 여러 교과 학습의 기반이 되는 기초소양을 점검하기 위해 2023년 11월부터 시행됐다.
이번 진단검사는 지난해 11월 4~7일 시내 초·중·고 524개교, 9만40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초등학교가 343개교, 중학교 120개교, 고등학교 57개교 등이다. 서울 전체 학생(26만5449명)의 약 35%에 해당한다. 지난 첫 시행 당시에는 210개교, 4만4000여명이 참여했다.
진단검사에서 문해력·수리력은 총 4단계로 분류된다. ▷‘1수준’은 기초 문해력 및 기초 수리력에 미도달된 단계 ▷‘2수준’은 기초 문해력, 기초 수리력을 갖춘 단계 ▷‘3수준’은 보통 수준 이상의 문해력·수리력을 갖고 있는 단계 ▷‘4수준’은 우수한 수준의 문해력·수리력을 보이는 단계 등을 뜻한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문해력의 경우 우수한 집단인 ‘4수준’ 학생의 비율은 초4(30.16%)→초6(43.84%)→중2(47.10%)→고1(52.13%)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비율이 높아졌다.
반면 수리력의 경우 ‘4수준’ 학생 비율은 초4(43.80%)→초6(45.92%)→중2(43.30%)→고1(34.19%)로, 중·고등학교로 올라갈 때마다 각각 우수한 수리력을 가진 학생 비율이 감소했다.
오히려 수리력은 낮은 수준인 ‘1수준’ 학생 비율은 초4(4.12%)→초6(5.59%)→중2(12.42%)→고1(13.68%)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늘어났다. 보통에 미치지 못하는 ‘2수준’ 학생 비율도 초4(18.75%)→초6(14.34%)→중2(20.11%)→고1(27.62%) 학년이 오를수록 증가했다. ‘보통 이하’의 수준인 1~2수준 학생이 10명 중 3~4명 꼴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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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서울 학생 학년별(초4~고1) 문해력·수리력 수준 비율(%). [서울시교육청 제공] |
주소연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리력 향상이 둔화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수학은 체계상 학습이 누적된다. 학생들은 중학교 1학년 때 문자가 나오면서 한 번 벽을 느끼고 고등학교 때 함수 나오면서 또 한 번 더 벽을 느낀다. 이 부분은 숙제로 갖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검사 결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서울 학생 전반적인 문해력과 수리력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해력 평균 척도점수는 초4 1452.77점→고1 1736.18점, 수리력 평균 척도점수는 같은 학년 기준 1433.33점→1629.89점으로 올랐다. 척도점수 범위는 1000~2000점이며 학년마다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다르다.
주 국장은 “디지털 시대, 코로나 시기 등을 거치면서 학생들의 문해력과 수리력이 아주 낮게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하면서 (검사를) 시행했는데 정규 분포 곡선을 보면 우상향이고 ‘보통 이상’의 수준이 많이 나와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이번 진단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5 서울 학생 역량 신장 추진 계획’을 수립해 지원하고 교육과정 내 기초소양교육 강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할 전망이다. 올해부터는 검사를 컴퓨터 기반 검사(CBT)로 전환해 700교, 약 12만명(대상 학생의 약 50%)의 학생들이 진단검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학생의 문해력·수리력 신장을 위한 ▷장학 자료 개발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교사 지도 역량 강화 연수 확대 ▷학부모와의 협력 체계 구축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결과가 서울 학생들의 역량 교육 강화에 중요한 이정표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확한 진단과 원인 분석을 통해 학생 역량 진단검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