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루의 정체는 미국 방화장비업체 페리미터솔루션에서 판매하는 발화 지연제 ‘포스첵’으로, 미국에서 1963년부터 화재 진압에 사용돼 왔다.
포스첵은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발화 지연제로 꼽힐 정도로 소방 부문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주로 산불의 확산을 막기 위해 초목과 땅에 뿌려지며, 연소되는 곳을 덮어 온도를 낮추고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동시에 연료의 연소 방식을 변화시켜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낸다.
포스첵은 80%의 수분과 14%의 비료형 소금, 6%의 색소 및 부식 억제제 등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분홍빛을 띄게 만드는 색소는 소방관이나 비행기 조종사들이 맨눈으로 분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라고 한다. 가루는 며칠간 햇빛을 받으면 흙빛으로 변한다.
한편 LA 일대에는 지난주에만 수천 갤런의 분홍 가루가 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가루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 산림청 전현직 직원들은 2022년 화학 물질을 비행기로 살포하는 것이 물고기 폐사를 일으킬 수 있어 수자원법에 어긋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1심 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승인을 얻을 경우 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판결했다.
이후 산림청은 발화 지연제를 수로나 멸종 위기종의 서식지 등에 살포하는 것을 금지했다. 다만 ‘사람의 생명이나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는 경우’는 예외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