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지명자 “북한은 핵보유국”…백악관 즉각 반박

‘성폭력 의혹’ 헤그세스 지명자 청문회
“‘핵보유국’ 북한, 세계에 위협”
트럼프, 대북정책 변화 예고…백악관은 인정 안해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원회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EPA]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내각 인사들의 인사청문회가 14일(현지시간) 본격화 한 가운데, 첫 주자로 나선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완전 비핵화’에서 트럼프 집권 2기 ‘핵 보유국 인정’으로 바뀌는 단초로 여겨져 동북아 정세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정부는 “우리는 (핵 보유를) 인정하는 데까지 가지 않았다”고 즉각 반박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원회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AF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인사청문회를 위해 헤그세스 지명자가 사전 제출한 답변서에서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표현됐다. 해당 답변서에는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와,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 증대에 대한 강도 높은 집중, 증대되는 사이버 역량은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적혔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즉각 반대 입장을 내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그 사안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핵 보유를) 인정하는 데까지 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불법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헤그세스 표현은 향후 논란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의 ‘완전 비핵화’보다는 과거 핵무기를 인정하고, 핵 개발·생산은 중단하는 ‘핵동결’ 시나리오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정리된 입장이 나올 때까지 트럼프 2기의 북한 비핵화 관련 입장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미국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는 헤그세스 지명자의 성폭력, 음주 등 과거 행보를 비롯해 자격 미달 논란에 대해 검증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2017년 공화당 여성 당원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고, 사건을 비공개하기 위해 여성에게 거액의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한 그는 군 경험이 짧고,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주는 문신이 있어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그간 미국의 국방부 장관은 고위 장성이 맡아 왔으나 1980년생인 헤그세스는 영관급 장교 출신이다.

4시간가량 진행된 청문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격한 대립을 이어갔다. 민주당 잭 리드 간사는 모두발언에서부터 헤그세스에 대해 “국방장관으로 인준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신이 군에서 어떤 지도자 직책을 맡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논란에 대해 헤그세스 지명자는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며 “배우자와 신앙으로 구원받았다. 나는 전문적인 지도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미국 상원은 5일간 헤그세스 지명자를 포함해 주요 내각 인사 12명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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