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이경훈 “아이언샷 끌어올려 우승 경쟁력 되찾겠다”

이경훈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우승은 정말 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우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절치부심의 겨울을 보낸 이경훈이 2025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부활을 예고했다. 3년간의 우승 갈증을 씻겠다는 막연한 목표보다는 부족했던 것을 하나씩 채워가며 우승 경쟁력을 되찾고 싶다고 했다. 겸손한 목표였지만 표정과 목소리는 어느때보다 단호했다.

이경훈은 16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갖고 “올해 첫 출전한 지난주 소니오픈에서 컷탈락했지만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아 있다. 계속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목표는 우승보다는 꾸준히 플레이를 잘해서 (페덱스컵 랭킹) 30위 안에 드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이경훈은 지난 2021년 AT&T 바이런 넬슨에서 투어 첫승을 올린 뒤 2022년 2연패에 성공하며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타이틀 방어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그 뒤로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시즌 페덱스컵 랭킹 105위로 가까스로 시드를 지켰지만, 125위까지에 주어졌던 시드 자격이 올해부터 100위로 좁혀지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위기를 절감한 이경훈은 지난해 가을시리즈가 끝난 뒤 국내에서 달콤한 휴식을 보내는 대신 미국에 남아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경훈은 “작년에 한국에 너무 들어가고 싶었지만 올랜도에서 열심히 훈련했다. 투어 카드가 100명으로 줄어드는 올해가 중요한 시즌이라고 생각해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초심’을 찾겠다고 했다. 그는 “PGA 투어에서 5~6년을 하다 보니 스스로도 대회의 소중함을 잊고 편하게 치는 거 같다. 처음의 마음,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상기하려고 한다”며 “무엇보다 골프 측면에서 좋아져야 할 부분이 많다. 아이언 게임이 좀더 나아지면 경쟁이 훨씬 수월할 것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이경훈이 가장 많이 강조한 부분은 ‘아이언샷’이다. 이경훈은 지난해 ‘SG: 어프로치 투 그린’에서 -0.233을 기록하며 전체 184명 중 최하위권인 140위에 그쳤다. 그린적중률도 투어 평균을 밑도는 67.66%로 87위다.

이경훈은 “우승했던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부분은 아이언샷이다. 정확도와 거리, 방향성에서 그때만큼의 날카로움을 갖지 못한 것같다. 아이언게임에서 실망스러운 샷을 하면 마음도 흔들리고 퍼트도 결과가 안좋은 것같다”고 했다.

이경훈은 “겨울에 아이언 게임 연습을 많이 했다. 엄청 좋아졌다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경훈은 17일(한국시간) 자신의 시즌 두번째 무대에 출격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서 열리는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다. 이 대회는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 라킨타 CC,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이상 파72) 등 3개 코스에서 1∼3라운드를 번갈아 치고 상위 65명이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에서 최종 라운드를 치르는 방식이다.

이경훈은 “3개의 코스에서 경기하는 대회라 재미있고 특별한 대회다. 개인적으로는 라킨타 코스가 잘맞았다. 많이들 어렵다고 하는 스타디움 코스에서 타수를 얼마나 줄이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며 “게임에 집중해서 좋은 퍼포먼스를 내다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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