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中, 거짓·속임수로 초강국”
“미국이 직면한 거의 대등한 적국”
CIA 국장 “北 여전히 불안정 세력”
외교라인, 북한 비핵화 거론 안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후보자 [게티이미지] |
14~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내각 인사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본격화한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외교라인 인사들이 연일 북한과 중국에 대한 강경노선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북한 비핵화를 취임시 추진할 정책 목표로 거론하지 않았으며, 위협의 ‘근본 원인 제거’보다는 ‘위기관리’ 쪽에 무게를 둔 발언이 두드러졌다.
14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지칭해 파장인 다음날인 15일 국무부 장관 후보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상원 외교위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핵무기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험 정책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남북한, 어쩌면 일본,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국을 포함하는 우발적 전쟁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북핵 문제 등에 따른 위기를 억제하면서도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도록 자극하지(encourage) 않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가장 강력하고 위험하며, 미국이 지금까지 직면한 적 가운데 거의 대등한 적국(near-peer adversary)”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들은 억압, 거짓말, 속임수, 해킹, 도둑질을 통해 미국의 희생 속에서 글로벌 초강국의 지위에 올랐다”며 “우리는 중국 공산당이 세계 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환영했으며, 그들은 모든 혜택을 누렸으나 의무와 책임은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스크바, 테헤란, 평양에서 독재자들과 불량 국가(rogue state)들은 혼란과 불안정을 조장하면서 (서로) 제휴하고 급진적 테러 그룹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에서의 거부권과 핵전쟁의 위협 속에서 숨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비오 후보자는 “미국의 핵심 국익을 우선하는 것은 고립주의가 아니라 상식의 실현(realization)”이라고 주장한 뒤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지 ▷더 강하게 만드는지 ▷더 번영하게 만드는지가 트럼프 2기 정부의 외교 정책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의 전략 경쟁 문제에 대해선 “21세기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에 따라 정의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안보에서 건강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중요한 많은 것들을 중국의 허용 여부에 의존하는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의 대(對)중국 투자 공개 문제와 관련해선 “최소한 미국의 투자 자금이 기관이든 개인이든 미국을 약화하려는 활동에 지원하는 데 대해서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 “대만에 개입하는 비용이 너무 높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과 같은 균형에서의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이번 10년(2020년 1월~2029년 12월)이 끝나기 전에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할것이란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슴도치(porcupine) 전략’을 언급한 뒤 “중국이 결과적으로 대만 침공에서 이길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함으로 이를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 [AFP] |
같은날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도 미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가 진행한 인사청문회에서 “오늘날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국가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북한은 여전히 (미국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는 세력으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 공산당은 경제, 기술, 군사적으로 세계를 지배하려 하고, 초국가적 범죄 조직은 미국 사회에 폭력과 치명적 마약을 퍼뜨리고 있다”며 “CIA는 중국과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계속 집중해야 하고 그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말기에 국가정보국장(DNI)을 지낸 그는 당시 “중국에 대한 정보 자원을 극적으로 늘렸다”며 “중국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평가하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 [AP] |
전날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 청문회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 역시 북한에 대한 질타를 쏟았다. 그는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면서, 북핵 위협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은 물론 세계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전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와,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 증대에 대한 강도 높은 집중, 증대되는 사이버 역량은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며 “그러한 위협은 미군이 주둔한 미국의 가까운 동맹들과 북한이 거리상 가깝다는 점에서 특별히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