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 재개발 사업에 첫발…주요 단지 수주도 ‘파란불’
서울 최대 재개발사업장인 한남뉴타운 4구역 현장. 홍승희 기자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건설업계 1위인 삼성물산이 18일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삼성물산은 자존심을 지키는 동시에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첫발을 들이게 됐다. 나아가 압구정3구역을 포함한 주요 랜드마크 단지 수주에서도 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전에서 ▷조합원 분담금 상환 최대 4년 유예, ▷공사비 인상분 최대 314억원 분담, ▷한강 조망 100% 보장 등의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조합원 공략에 성공했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교회에서 총회를 열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투표자 1026명 중 삼성물산에 투표한 조합원 수는 675명으로 동의율 65.7%를 기록했다.
용산구 이태원동 명보빌딩에 지어진 한남4구역 삼성물산 홍보관. 서영상 기자 |
삼성물산은 수주전 초반부터 최근 정비사업에서 보기 힘든 파격적인 금융조건을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우선 조합원 분담금 상환을 최장 4년 유예하고, 최저 이주비 12억원을 보장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착공 전까지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 중 최대 314억원을 자체 부담하고, 추가 공사비 증가분 650억원 선반영 등의 조건도 내걸었다. 총 3조원 규모의 전체 사업비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0.78% 고정금리로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와 함께 일반분양 면적을 총 1만9707평(약 6만5033㎡) 규모로 지어 현대건설보다 795평(약 2624㎡) 늘리고, 일반분양가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 솔루션’을 제공해 조합원에게 추가 분양 수입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경쟁사 대비 조합원 가구당 최소 2억5000만원씩, 총 2900억원의 추가 이익이 보장된다는 것이 삼성물산 측 주장이다.
삼성물산은 또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이라는 단지명과 함께 조합원 1166명이 모두 한강 조망을 확보하는 설계안을 제시했다.
국제적인 설계사인 유엔스튜디오와 손잡고 한강변 아파트를 나선형 구조로 짓는 특화 설계를 선보였으며 서울시청 잔디광장의 5배가 넘는 녹지공간(3만3000여㎡)과 한남뉴타운 일대 최대 규모인 1만2000평(약 3만9669㎡)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 조성도 약속했다.
지난 23일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합동설명회에서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홍승희 기자 |
유례없는 조건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를 통해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됐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16만여㎡를 재개발하는 사업인 한남4구역은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가 약 1조6000억원에 육박할 정도의 대형 프로젝트다.
특히 해당 사업지는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구역 한가운데 위치했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가장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남뉴타운은 4구역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시공사가 선정됐거나 사실상 결정됐으며 삼성물산은 이번 4구역 수주로 한남뉴타운 재개발에 참여하는 주요 건설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한 서울 주요 단지 수주에 있어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
이번 수주전이 정비사업 ‘최대어’로 손꼽히는 압구정 3구역을 포함한 서울 주요 주택 재개발 사업의 전초전으로 여겨졌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