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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대구경북취재본부장 / 헤럴드경제] |
2025년 설 연휴는 그 어느해 보다 버겁기만 하다.
많은 사람들이 민족 대 명절 설을 맞아 고향 방문길에 나서는 등 조금은 가볍지만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고립, 저성장, 고물가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떨쳐내지는 못하고 있다.
추석 연휴 시작점인 25일 오후 대구 관문시장은 대목을 맞아 오랫만에 생기가 돌았다.
이 곳에서는 각계각층 다수의 사람들이 운집, 추석을 준비하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와 상인들의 흥정이 조금의 위안을 준다.
먼저 이번 설이 특별하게 다가 온다는 50대 한 가정 주부의 넋두리가 힘겹지만 한편으로는 즐겁게 들린다.
그는 “지난해 가을 상견례를 하고 올 가을 딸 결혼식 날을 잡았다”며 “그러기 전에 예비 사위가 올해는 설을 맞아 수일내로 세배를 온다고 하니 준비할 것이 이만저만 아니다. 귀한 손이 오니까 조기, 수박, 과메기 등 여러 물건에 손이 간다”고 전했다.
이어 “아뿔사 그 귀한 수박을 조심히 다뤄야 했는데 ‘와장창’ 깨져 버렸다”며“집에 가서 전도 부치고 고기고 굽고 해야 해 무척 무척 바쁘다”며 빠른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물전의 한 상인은 “동해 바닷가서 금방 잡아서 공수해 온 맛있는 조기”라며 “맛이 일품이다 맛을 자신한다. 맛이 없으면 가격을 받지 않겠다”며 호객행위에 열을 올렸다.
또 전과 떡 호떡, 강정 등 먹거리 코너의 한 상인도 “오랫만에 오떡집에 불이 났다”며 “바빠서 점심도 걸렀다. 줄을 길게 선 손님들 모습을 보니 저절로 배가 부르다”며 설 대목을 반겼다.
그 나마 이날 영상 10도 가까이 오르면서 추위는 덜했지만 시장 내로 울려 퍼지는 호떡의 고소한 맛, 분주한 상인들의 호객행위 등이 민족 대 명절임을 느끼게 해 준다.
올해는 고향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는 50대 한 남성은 “조용히 집에서 보내기 위해 연휴 기간 중 먹을 것을 사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전반적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평안했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이 마음만은 넉넉한 설 연휴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인근 도시 안동에서 대구 아들 집을 찾았다가 손주, 며느리 등과 함께 시장 장보기에 나섰다는 70대 노 신사는 “자식들과 시장을 보는 것 자체가 좋다”며 싱글벙글이다.
자칭 사회 운동가라고 자산을 밝힌 60대 한 남성은 “요즘 시절이 하 수상하다”며 “시간이 빨리 흘러 나라가 안정됐으면 한다”며 “서민들은 먹고 사는 것이 당장 큰 문제다. 군부대 이전,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 등 다 부질없다”고 일갈 했다.
많은 사람들 바람 처럼 새해는 나라가 안정되고 평온해 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날 관음시장에서 만난 60대 한 남성의 바람처럼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되찾고 개인 스스로에게는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마음만은 넉넉한 설 연휴가 되고 더불어 희망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