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옷 준비해도 될까”…SS 시즌 준비 나선 백화점, 웃지 못하는 이유

백화점 3사, ‘포스트 설’ 프로모션…신학기·밸런타인 겨냥
이제는 사계절 아닌 n계절 시대…기온별 상품 내놓는 백화점
소비심리도 여전히 위축…“명품 소비 꺾인 데 대한 기저효과”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에서 진행되는 ‘핑구’ 팝업스토어. [롯데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백화점 업계가 다음 주부터 본격 봄맞이 프로모션에 나선다. 신학기와 밸런타인데이 겨냥 마케팅으로 매출을 올리려는 전략이다. 다만 1분기 실적 전망도 부정적이라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포스트 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2일까지 잠실 에비뉴엘에서 ‘코치x마뗑킴’ 팝업스토어를 연다. 잠실점에서는 티파니앤코, 바샤커피, 셀바티코, 핑구 팝업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2월까지 신학기 기획전과 강남점 뷰티 팝업 등을 선보인다. 오는 6일까지 르꼬끄 스포르티브, 커버낫, 내셔널지오그래픽키즈 등 브랜드 신학기 상품을 70% 할인가에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3일부터 압구정본점을 포함한 전국 7개 점포에서 ‘2025년 봄·여름(SS) 해외패션대전’을 연다. 해외패션 브랜드 100여 개의 이월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밸런타인데이 기간에 맞춰 오는 7~16일 전 점포에서 샴페인과 위스키 관련 프로모션도 기획 중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소비자 수요 관측이 어려워 매출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소비심리 위축 영향도 있지만, 올해는 특히 이상 기후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통상 백화점 업계는 봄 1월, 여름 3월, 가을 7월, 겨울 9월에 다음 시즌 신상품을 들여오고 시즌 마감 때는 정기세일로 재고를 처리한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이 유난히 길었고 11월까지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업계의 ‘룰’이 깨졌다는 평가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명품을 제외하고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는 것은 패션 부문”이라며 “의류 중에서도 특히 겨울철 아우터의 판매 비중이 큰데 지난해처럼 여름이 길고 겨울이 짧으면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지난해부터 ‘계절’ 대신 ‘기온’에 초점을 맞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기후 위기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패션 협력사 15개와 한국패션산업협회, 바이어 등 20명으로 구성됐다. 시즌별 변동되는 물량 조정 수준을 논의하고 물류 일정 등 세부 사항도 조율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TF는 나아가 ‘시즌’의 기준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구스 침구 판매 행사를 일주일 앞당겼다. 생활용품은 날씨에 즉각 대응해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고, 겨울 기습 한파를 대비해 일정을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계절 구분이 아닌 기온에 따라 행사 상품을 정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포스트 설’ 프로모션. [신세계백화점 제공]


백화점 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 또한 밝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소매 유통업 경기 전망 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는 77로 집계됐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백화점은 지수가 91에서 85로 떨어졌다.

연중 최대 ‘대목’으로 불리는 연말에도 별다른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1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1% 늘었다. 백화점 전체 업계 성장률도 1%였다. 2021년 12월에는 36%를 웃돌았지만 2022년에는 10.3%, 2023년 5.9%로 하락세였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소비가 증가했다가 지난해부터 꺾이면서 기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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