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불확실성에 외환변동성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달러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최근 한 달 사이 개인투자자들은 KODEX 미국달러선물 ETF를 11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달러 가치 상승에 더 크게 베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 KIWOO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 등도 같은 기간 자금을 뺐다.
동시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이익을 보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 등 인버스 상품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달러와 관련한 투자에서 모두 손을 떼는 건 그만큼 달러 향방이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타고 강세를 보였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장중 한 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선을 넘기기도 했다.
이후 지난달 20일 취임 첫 날 행정명령에 보편관세 부과가 제외되면서 시장은 안도했고 달러인덱스는 107선으로 다시 낮아졌다.
하지만 관세를 놓고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냉온탕을 오가면서 달러 역시 변동성이 커졌다.
앞서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를 강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돌연 캐나다, 멕시코 정상과 대화 후 이들 나라에 대한 관세는 한 달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에 대한 관세는 예정대로 부과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24시간 내 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어느 정도에서 결정될지 알 수 없게 되면서 상대국의 보복 대응 전망도 어렵게 됐다.
현 수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마무리하고 상대국 보복도 제한적인 전망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대로 보편관세를 밀어붙여 글로벌 관세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양 극단의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의 내수부양 의지와 통화정책 공조에 따른 위안화 강세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간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환율과 관련해 어떠한 발언이 나올지 등 달러 가치에 민감한 변수들이 예고돼 있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빨라진 관세 부과 위협에 경계가 고조됐지만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동시에 확인됐다”며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