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女, 女스포츠서 OUT” 트럼프의 고장난 시계…행정명령 ‘서명 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전환자(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학원 스포츠 참여를 금지하는 ‘남성의 여성 스포츠 참여 배제(Keeping Men Out of Women’s Sport)’ 행정명령에 서명할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 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오후 초중고와 대학에서 열리는 여성 스포츠 경기에 성전환 소녀·여성의 출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낸시 메이스(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행정명령은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평생을 헌신한 여성 선수들의 권리를 옹호한다”며 이를 통해 1972년 제정된 “‘타이틀나인’(Title IX)의 본래 의도”를 계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타이틀 나인은 교육 활동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전환 여성의 여성 스포츠 참여를 생물학적 여성들에 대한 ‘차별’로 해석하고 ‘여성 인권’을 내세워 이같은 행정명령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성별 논란이 일었던 알제리 복서 이마네 칼리프 선수가 9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물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8.9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YSH


당장 이번 행정명령은 대부분의 대학과 K-12(초중고) 등 연방 자금을 지원받는 모든 교육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1100개 대학을 회원으로 둔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는 이미 신속한 규칙 개정 준비에 착수한 만큼 대학팀을 비롯해 초중고교 여성 스포츠팀에서 성전환 여성들이 순차적으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성전환 소녀·여성의 여성 스포츠 경기 참가를 금지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다만, 상원에서 필리버스터가 벌어질 경우 신속한 처리는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미국에서는 27개 주에서 성전환자 여학생 및 여성의 스포츠 참가를 전면 금지한다. 성전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14개 주에선 여성 스포츠 포함을 의무화하는 상반된 정책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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