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브랜드 전문관 형태 운영
“관광객·2030세대 유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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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패션위크에서 강연을 진행 중인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롯데백화점 제공] |
롯데백화점이 ‘K-디자이너 브랜드’ 육성을 위한 전문관을 연다. 패션 트렌드의 중심이 기업형 브랜드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로 넘어오는 흐름에 맞춰 제2의 ‘마뗑킴’과 ‘마르디 메크르디’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7월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9층에 ‘키네틱 그라운드(가칭)’을 조성한다. 신진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쇼룸이다. 상시 팝업 공간인 ‘키네틱 스테이지’도 설치한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5일 DDP에서 열린 서울패션포럼에 참석해 “잠실점과 롯데월드몰에서 마뗑킴, 마르크 메크르디, 아더에러, 이미스 등 브랜드를 제일 먼저 대형 리테일 매장 형식으로 선보였고,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나아가 K-패션 브랜드 중 (디자이너) 본인이 해외에 알리고 싶어하는 23개 브랜드를 전문관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키네틱 그라운드’는 현재 롯데백화점이 진행하는 ‘타운화’ 작업의 하나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영플라자, 롯데호텔을 묶어 ‘소공 롯데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정 대표는 “내년 말께는 영플라자를 K-콘텐츠가 종합적으로 모여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패션·뷰티·푸드·라이브·엔터테인먼트를 도심에서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 해외 바이어나 관광객이 왔을 때 쿨한 컨텐츠를 만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2021년부터 본점을 단계적으로 손질하고 있다. 이번 디자이너 브랜드 전문관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 9층에는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쿠론, 메트로시티, 루이까또즈 등 국내외 중저가 브랜드다.
롯데백화점은 반클리프앤아펠, 오메가, 그라프 등 명품 주얼리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남성 명품 전문관을 운영하면서 ‘명품 라인업’에 힘을 주고 있다. 여기에 디자이너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본점에 마뗑킴을 입점시켰다. 잠실 롯데월드몰에서는 마뗑킴 메가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이번 키네틱 그라운드도 K-패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소비자의 발길을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2030세대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2030세대는 4050세대보다 구매력이 떨어지지만 트렌드에 민감하고, 충성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백화점 업계가 팝업스토어 유치에 사활을 거는 것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도 키네틱 그라운드에 팝업스토어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는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인한 패션 부문의 부진이 다양한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패션 부문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백화점 업계는 더 그렇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올해도 소비심리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고강도 리뉴얼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리뉴얼을 통한 성과가 뚜렷하다면 동종 업계의 유사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