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입장에선 환 위험 피하는 장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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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봉현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우리나라 해외투자와 환율’을 주제로 금요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국은행은 7일 외환스와프를 통해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략적 환헤지’가 최대로 실행될 경우 그 규모는 48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수치다. 국민연금 입장에선 환 변동성 위험을 피하고 수익률을 확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백봉현 한은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장은 7일 오후 한은에서 ‘우리나라 해외투자와 환율’을 주제로 연 금요강좌에서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최대10%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하여 운용가능한데, 그 규모가 482억달러 가량”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외환 파생상품 시장에서 환 헤지를 하는 순간 시장 수급과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연금이 원하는 대로 환 헤지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환 헤지를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등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환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실제로 늘려 외환보유액이 급격하게 감소하면 오히려 시장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단 질문에는 “만약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를 밑돈다고 해도, 당국은 충분한 시장 대응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외환스와프 계약 기간을 올해 말까지 1년 연장하고, 한도를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증액했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이 실제로 환헤지 확대에 나서더라도 충분한 외환을 공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외환스와프를 이용하면 달러를 실제 현물환 시장에서 조달하지 않고, 한은을 통해 얻게 되기 때문에 외환시장 변동성이 완화된다. 환율 하향효과를 불러온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입장에선 환 위험을 피하고 손익을 확정해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장점이 있다.
백 팀장은 환율이 해외증권투자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 변화 방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위험 관리 차원에서 환 위험을 적극적으로 헤지(위험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증권투자 손익에는 해외증권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과 환율 변동에 따른 환 손익이 포함된다. 그런데 환 헤지를 통해 환 손익을 확정하면 목표 수익률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국민연금과 같이 해외 투자자산 규모가 크고 투자 기간이 긴 기관투자자들은 사전적으로 수익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환율 상승으로 목표수익률을 초과 달성했다면, 환 헤지를 통해 미실현이익을 실현이익으로 선제적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에 백 팀장은 한은과 국민연금 사이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이 환 헤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한은도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양 기관 모두에 윈윈(win-win)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