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회복과 성장’ 방점…“진보든 보수든 유용한 처방 총동원”

교섭단체 대표연설, ‘성장’ 28번 언급
“‘잘사니즘’ 비전…사회대개혁 완성”
ABCDEF 집약 6가지 분야 육성 내세워
“생산가능인구 감소 대비,정년연장 논의”
“연금개혁, 시급한 모수개혁부터 매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 (임시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최근 자신이 부쩍 강조해온 ‘성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신이 그동안 강조해온 ‘기본사회’에 바탕을 두고,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 당시 내세운 ‘성장 우선 담론’을 더욱 구체화하면서 ‘잘사니즘’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표가 이날 미리 준비한 대표연설 분량은 띄어쓰기 포함 1만자 남짓 분량이다.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을 연설 제목으로 정했는데, ‘성장’’이란 단어가 준비된 연설문 기준 28번 언급됐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자랑스런 대한민국에서 예측조차 망상으로 치부될 만큼 비상계엄은 상상조차 불가한 일이었다. 그런데 경천동지할 ‘대통령의 친위군사쿠데타’가 현실이 됐다”며 “안 그래도 힘겨운 국민의 삶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공화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헌정수호연대’를 구성하고, ‘헌정파괴세력’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 국민과 함께, 무너진 국격과 신뢰, 경제와 민생, 평화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며 “국민에게 희망의 길을 제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며 공정한 성장으로 격차완화와 지속성장의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을 통해 지난달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내세운 ‘성장 담론’을 더욱 구체화했다. 다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다시 희망이 펄떡이는 나라,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이 튼튼한 나라’”를 언급하면서 ‘성장을 위한 무조건적 성장’이 아닌, 자신이 그동안 내세운 ‘기본사회’에 바탕을 둔 성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며 “누구나 일할 수 있음을 전제로 예외적 탈락자만 구제하는 현 복지제도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생산의 주축이 되는 첨단기술 사회에선 한계가 뚜렷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과학기술 신문명이 불러올 사회적 위기를 보편적 기본사회로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또 “주거, 금융,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의 기본적 삶을 공동체가 함께 책임짐으로써 미래불안을 줄이고 지속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며 “이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회복과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 희망을 만들고, 갈등 대립을 완화하려면, 둥지를 넓히고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력을 총동원해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겠다”며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ABCDEF’로 집약되는 6가지 분야 육성을 내세웠다. AI(인공지능), Bio(바이오), Contents & Culture(문화 컨텐츠), Defense (방위산업), Energy(에너지), Factory(제조업 부활 지원) 등을 열거하며 특히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란 비전으로 ‘잘사니즘’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사회대개혁의 완성이 바로 ‘잘사니즘’의 핵심”이라며 “실재하는 갈등을 피하지 말고, 대화하고 조정하며 타협해야 한다.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보자”고 제안했다. ‘먹사니즘’의 연장선상에서 확대된 비전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자신이 강조한 정년연장, 연금개혁 논의를 본격화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경제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하자”고도 강조했다. 이 역시 지난 기자회견 당시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면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닌가”라고 강조한 것과 연결된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 차원의 통상대책특별위원회 구성 등도 제안했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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