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매출이 절반, 뷰티앱도 성장세
해외시장에서도 상위기업간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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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열린 ‘CES 2025’에서 한 관람객이 에이피알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에이피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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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업계 ‘빅 3’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뷰티 디바이스’를 앞세운 에이피알이 지난해 애경산업 매출을 넘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이어 ‘빅3’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에이피알 매출은 전년보다 31.4% 오른 6887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보다 17.5% 오른 1225억원이다. 에이피알 매출액은 2021년 2591억원에서 2023년 5238억원으로 2년 만에 두배 이상 늘었다.
그동안 국내 뷰티업계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이 ‘빅3’로 불렸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1% 늘어난 6조8119억원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9% 커진 4조2599억원이라고 밝혔다. 애경산업은 매출액이 전년보다 2% 늘어난 679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애경산업 영업이익은 7% 줄어든 474억원이다.
업계는 에이피알 매출이 애경산업을 넘어섰을 것으로 본다. 에이피알이 상장 이후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외연확장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에이피알의 2023년 매출액은 5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104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2월에는 코스피에 상장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에이피알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51%에 달했다. 현재 에이피알은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캐나다, 말레이시아, 프랑스, 베트남 등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특히 미국, 중화권, 일본이 주요 시장이다. 해외 매출 비중은 미국(19%), 일본(7%), 홍콩(8%), 중국(5%) 순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은 꾸준하다. 에이피알은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5’에 참가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에이피알이 개발한 뷰티 통합 플랫폼 ‘에이지알’ 앱은 출시 3년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수가 70만건을 기록했다. 글로벌 가입자 수는 지난달 기준 2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두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팝업스토어 등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국내 뷰티 업계의 실적은 해외 매출에서 엇갈리고 있다. 실제 애경산업의 뷰티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291억원이었다.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애경산업의 중국 매출 비중은 해외 매출 가운데 80%를 차지한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실적이 호조세였지만, 하반기 중국 경기 침체가 두드러지면서 소비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가 중국 시장에서 위상을 떨쳤다. ‘더페이스샵’, ‘빌리프’, ‘CNP’ 등은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 성장했다. 지난해 LG생활건강 뷰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2% 늘어난 2조8506억원, 영업이익은 8% 증가한 1582억원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역시 해외 실적을 바탕으로 웃었다. 해외사업에서 10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해외사업 매출은 20.6% 늘어난 1조6789억원이었다. 미주지역에서는 입술 관리 부분 1위에 오른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가 고성장하면서 매출이 83% 증가했다.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라네즈가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이 3배 확대됐다. 정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