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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보름달 조형물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정월대보름인 12일은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도 부담이 적다. 각종 기념일과 명절에 먹는 음식보다 체중 조절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고영양·식물성’ 식품이다. 체중 감량식으로도 훌륭하다는 것이 영양사들의 견해다.
정월대보름은 정월(1월)의 보름날(15일)을 가리킨다. 한 해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며 오곡밥과 묵은 나물, 부럼을 먹는다.
최영은 부산365mc병원 영양사는 “정월대보름 식문화는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과 연결될 수 있다”며 “오곡밥은 한 끼 섭취량을 조절하면 체중 감량과 에너지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오곡밥은 ‘건강한 탄수화물’의 집합체다. 찹쌀, 팥, 수수, 서리태, 조 등을 섞어 백미보다 영양소가 많다. 또 풍부한 항산화성분은 지방 분해와 노화 지연을 돕는다.
열량은 흰 쌀밥과 비슷하다. 밥 한 공기(200g) 기준으로 300~320㎉다. 하지만 전반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고려한다면, 오곡밥이 흰 쌀밥보다 유리하다. 다이어트에 필요한 성분이 골고루 있어서다. 식물 단백질과 포만감을 올리는 식이섬유도 다량 들어 있다. 혈당도 흰밥보다 천천히 오른다.
무기질도 풍부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오곡밥 한 공기(250g)의 칼슘이나 철분 함량은 흰 쌀밥보다 약 3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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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에 먹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 부럼 [게티이미지뱅크] |
오곡밥과 함께 먹는 묵은 나물은 햇볕에 말려 둔 나물을 삶아서 무친 것이다. ‘묵혀 먹는다’고 해서 묵나물 또는 묵은 나물로 부른다. 저장 기술이 마땅치 않던 시절에 나물이 상하지 않도록 보관한 방법이다. 지금은 겨울에도 신선한 나물을 살 수 있지만, 묵은 나물은 색다른 별미다.
최영은 영양사는 “묵은 나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운동을 촉진하고 포만감을 높인다”며 “식탁에 매번 올리기 좋은 반찬”이라고 권했다. 이어 “나물을 무칠 때 소금과 기름의 양을 줄이면, 열량을 낮추고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럼은 땅콩, 호두, 잣, 생밤, 은행 등을 통틀어 말한다. 예부터 정월대보름에는 아침에 일어나 부럼을 깨 먹었다. 부스럼(종기)을 예방하고, 건강한 치아를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부럼은 ‘적당량’ 섭취 시 식욕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 견과류처럼 ‘하루 한 줌(약 25g)’이 적당하다. 건강한 지방도 보충된다. 부럼은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을 비롯해 식물 단백질, 비타민E가 풍부하다. 심혈관 질환과 뇌 질환의 예방에도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