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나올게 나왔다…美 증시, ‘상호 관세’ 불확실성 제거에 ‘방긋’ [투자360]

다우 0.77%·S&P500 1.04%·나스닥 1.50% 상승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메뉴판 보고 넣은 주문을 영수증으로 확인한 상태였다. 실제로 요리된 ‘관세’가 나오는 모습을 확인한 정도.” (온라인 소셜미디어 커뮤니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계획이 구체적으로 발표됐지만, 미 뉴욕증시는 이를 불확실성의 제거란 호재로 받아들인 모양새다. 1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3대 주가지수가 동반 강세로 마감하면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2.87포인트(0.77%) 오른 44,711.4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3.10포인트(1.04%) 상승한 6,115.07, 나스닥종합지수는 295.69포인트(1.50%) 뛴 19,945.64에 장을 마쳤다.

1월 미국 PPI는 예상치를 웃돌며 상승폭이 가팔라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P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예상치 0.3%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5% 상승하며 예상치 3.2%를 앞질렀다.

다만 작년 12월의 전월비 수치 0.5% 상승과 비교해 둔화했다는 점에 시장은 다소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수치는 기존 0.2% 상승에서 0.5% 상승으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시워스는 이날 투자 메모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측정에 반영되는 구성 요소는 전반적으로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LPL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기술 전략가는 “PPI 구성 요소 중 PCE 가격지수에 들어가는 항목들은 오늘 우리가 축하해야 할 부분”이라며 “9월부터 시작된 10년물 금리의 오름세는 4.5% 이하로 떨어지면 증시에 환영할 만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매수 심리를 한층 끌어올린 것은 트럼프의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이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공개했다.

상호 관세 정책의 핵심은 국가별로 맞춤형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교역 상대국이 관세뿐만 아니라 비금전적 또는 비관세 장벽 등 제각각 다른 방식과 정책 조합으로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부가가치세와 정부 보조금, 환율 정책 등 비관세 무역 장벽을 상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는 관세 부과 폭과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오는 4월 1일까지 검토를 마칠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관세 도입에 시일이 걸릴 것이고 협상 여지가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지수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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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보면 모든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임의소비재와 재료, 기술이 1% 이상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상승했다. 엔비디아가 3% 이상 오르며 시장을 주도했고 테슬라는 5% 이상 뛰면서 트럼프 행정부 내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엔비디아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가 엔비디아 블랙웰 칩을 사용한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시스템을 처음 출하한 소식이 호재가 됐다.

메타는 강보합으로 마무리했다. 나스닥100지수 구성 종목 중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을 연일 경신하며 1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앱러빈은 이날도 주가가 24% 이상 뛰었다. 광고 소프트웨어 기업인 앱러빈은 틱톡이 미국 시장에서 제외되면 광고 수혜가 예상된다.

디지털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암호화폐 거래 급증으로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다는 소식에 13% 이상 급등했다.

카지노업체 MGM은 작년 4분기 예상을 웃돈 실적을 공개한 뒤 주가가 17% 넘게 튀어 올랐다.

미국에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둔화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일로 끝나는 한 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은 계절 조정 기준으로 2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직전주의 22만명보다 7000명 감소했고 시장 예상치 21만5000명도 밑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월 PPI가 발표된 후에도 3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97.5%를 유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1포인트(5.10%) 내린 15.08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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