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입금 5배 늘었지만 EBITDA 성장 미미
밸류 눈높이 맞을 원매자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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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어스 공공하수처리시설 [SK에코플랜트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SK에코플랜트가 건설사에서 종합환경기업으로 변화를 꾀하던 중 유턴 가능성을 살피기 시작했다. 환경 사업 호황기 몸값이 치솟았을 때 사들인 자회사가 충분한 영업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면서 SK에코플랜트의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환경 자회사 통매각 가능성이 흘러나오지만 수익성이 꺾여 몸값이 낮아진 만큼 SK에코플랜트의 회수 성과에 주목되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폐기물 기업 리뉴어스 지분 75%와 의료 폐기물 소각·매립 업체 리뉴원 지분 100%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투자 유치와 부분 매각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원매자나 협상 조건 등이 구체화된 상황은 아니다.
SK에코플랜트의 환경 기업 탈바꿈 작업은 2020년 본격화됐다. 기존 영위하던 건설 사업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던 만큼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뛰어들었다. 마침 기준금리는 0.5%로 신용 비용도 저렴했고 시장에 유동성도 풍부했던 만큼 투자하기 더없이 좋던 시절이다.
당시 2023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8500억원을 달성하고 기업가치(EV) 10조원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EBITDA의 절반을 환경사업에서 창출한다는 계획도 더했다.
M&A 시작은 폐기물 기업 EMC홀딩스였다. 2020년 12월 SK에코플랜트는 어펄마캐피탈이 소유하던 EMC홀딩스 지분 100%를 9165억원에 인수하고 이듬해 9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인수 당시 EMC홀딩스의 EV를 1조2000억원에 책정했다. EMC홀딩스는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와 합병을 거쳐 지난해 리뉴어스로 재편됐다.
폐기물 사업 육성 의지를 키우며 2021년 대원그린에너지를 비롯 ▷디디에스 ▷새한환경 ▷이메디원 ▷도시환경 ▷그린환경기술 ▷제이에이그린을 차례로 사들였다. 이들 7개사 구주 인수에 투입한 자금은 6100억원으로 파악된다. 2023년에는 대원그린에너지에 나머지 6개사를 흡수합병하고 다시 사업부문 7개사로 물적분할하면서 사명은 리뉴원으로 바꿨다.
SK에코플랜트가 리뉴어스와 리뉴원 지분 인수에 투자한 자금만 1조6000억원을 훌쩍 넘고 있다. 외부 투자 금액도 적지 않은 만큼 매각이 이뤄진다 해도 SK에코플랜트에 현금이 유입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SK에코플랜트는 2년 전 리뉴어스 지분 25%를 재무적투자자(FI)에 1114억원에 매각했으며 리뉴원 지분을 기초자산 삼아 교환사채를 발행해 3237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IPO가 성사되면 SK에코플랜트는 이자 부담, 투자금 상환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빈약한 현금창출력이 아킬레스건이다. 환경 사업 자체가 가격경쟁 위주의 저수익 구조에 머물러 업황도 부진한 시점이다. SK에코플랜트의 작년 9월 말 연결기준 EBITDA는 3530억원으로 2020년 말 2044억원과 비교해 1.7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EBITDA 8500억원이라는 청사진에는 근접하지 못한 상태다. 반면 순차입금은 2020년 1조131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5조1473억원으로 5배가량 불어났다.
시장 관계자는 “환경사업이 아직 다운사이클에 있고 SK에코플랜트의 투자 밸류를 감안하면 국내 PE나 기업 가운데 원매자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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