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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에 사용된 장난감 공룡 물총. [부산 기장경찰서] |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공룡 모양 장난감 물총으로 은행털이를 시도했던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범행 동기가 극심한 생활고 때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부산 기장경찰서는 30대 남성 A씨를 강도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기장군 일광읍의 한 은행에서 금품을 탈취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시 A씨는 검은 비닐봉지로 감싼 공룡 모양의 장난감 물총을 실제 총처럼 위장해 직원과 손님을 위협했다.
고객들에게 “무릎을 꿇어라”고 말한 뒤 직원에게는 미리 준비해온 여행용 가방에 5만원권을 담으라고 지시했다.
그러는 사이 인근에 꿇어앉아 있던 한 시민이 달려들어 비닐봉지를 든 A씨의 손을 붙잡았고 직원들이 가세하면서 제압할 수 있었다. 강도 행각은 10분도 안 돼 끝났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5년 전 가족과 함께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한 뒤 구직에 실패하며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해지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장난감 물총도 아들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 수사를 진행, 지난 13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범행 도구가 장난감 물총이긴 했지만 시민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공공의 안전을 해친 점을 고려해 엄정하게 수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