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벼리·김은희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잇달아 떨어지면서 2%대 금리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반면 대출금리 인하 속도는 이보다 더뎌 은행들의 이자 수입만 커지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대표 수신(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만기 1년 기준·우대금리 포함)를 기존 연 3.00%에서 2.95%로 낮췄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가장 최근 이 상품의 최고금리가 2%대였던 것은 지난 2022년 7월 10일이었다.

신한은행도 지난 20일 대표 수신 상품인 ‘쏠편한 정기예금’의 최고금리(1년 만기 기준·우대금리 포함)를 연 3.00%에서 2.95%로 0.05%포인트(P) 인하했다. 2022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앞서 다른 은행들도 예금 금리를 줄줄이 낮췄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7일 네 가지 거치식예금(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0.50%P 낮췄고, 하나은행도 14일 세 가지 정기예금 상품의 12∼60개월 만기 기본 금리를 0.20%P씩 인하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1년 만기)는 최저 연 2.95%, 최고 연 3.30% 수준이다.

최근 2%로 금리를 낮춘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은행은 아직 3%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이번주 중에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2%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0.25%P 더 낮추면, 이를 계기로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 금리 인하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뎌 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와 수신 금리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4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금리는 4.80~5.16%였다.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43%P로 한 달 전 1.41%P보다 0.02%P 벌어졌다. 예대금리차는 4개월 연속 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은행들이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예대금리차는 계속 벌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