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부 장관 ‘에너지 수입안’ 들고 미국행

미국 에너지부 장관 면담 확실시
알래스카천연가스 개발대안 제시



안덕근(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놓은 무차별적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안을 들고 이르면 27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장관급으로는 첫 방미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안덕근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고위 관계자 등 미국의 무역·통상 관련 고위급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안 장관의 카운터파트너인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면담은 거의 확정된 반면 러트닉 상무부 장관 면담은 미정으로 알려진다. 러트닉 장관은 21일 공식 취임했지만 상무부 주요 보직자의 대부분은 아직 공석이다.

안 장관은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대미 에너지수입 확대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부는 미국의 에너지 외교 및 전략 비축유 관리 등을 담당하는 부처다. 라이트 장관은 석유기업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생산 확대 계획을 추진한다.

미국은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 지위를 차지했다. 특히 트럼프 2기 정권의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대미 무역흑자국들이 LNG 수입 확대를 검토하면서 올해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사들여 무역적자를 메운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 예다. 앞서 일본도 미일정상회담에서 LNG 수입 확대와 알래스카 천연가스 합작 개발 등의 카드를 내밀었다.

알래스카 석유·천연가스 가스 합작 사업은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난 천연가스를 송유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날라 액화한 뒤 수요지로 나르는 프로젝트로 트럼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이에 우리나라도 미국의 통상압박 대응책으로 미국산 원유·가스 수입 확대에 더해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 참여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안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제조업 및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이 미국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의 현지 생산시설 구축으로 미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 등도 거론할 전망이다.

또 반도체·이차전지 분야 한국 기업이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반도체 과학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인을 통해 대규모 대미 투자를 단행한 상황에서 보조금과 세액공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견해도 피력할 예정이다. 배문숙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