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구애하는 與…권성동 “미래 세대 이익 되는 연금개혁 추진”

권성동 “청년은 가장 오래·많이 연금 내야 하는 세대”
연금개혁청년행동 “청년 목소리 무시돼 왔다” “연금개악”
청년 탄핵반대집회 등장…국민의힘 지지율 민주당 앞서기도
“청년층=진보 공식 깨져” 소구력 큰 경제 정책 발굴 집중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 청년간담회에서 권성동(뒷줄 오른쪽 세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주소현·김해솔 기자] 국민의힘이 2030 청년층의 지지를 얻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보 세가 강한 청년층에서 최근 보수 성향으로 이반 조짐이 나타나면서다. 특히 세대 간 이해관계가 갈리는 연금개혁 등 경제 정책에서 청년층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탄핵심판이 인용 시 조기 대선 국면이 되면 청년층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 본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개최한 연금개혁 토론회에서 “우리 청년들은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많이 연금을 내야 하는 세대”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2030 청년과 미래 세대에게 이익이 되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등 각종 공적연금이 혜택보다는 부담으로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청년 세대의 국가에 대한 신뢰를 복원하고 세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연금개혁은 하루가 시급하다”고 했다. 여야는 국민연금의 보험료율(내는 돈)을 9%에서 13%로 상향하는 데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받는 돈)에서 이견을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서 손영광 연금개혁청년행동 공동대표도 “지금까지 연금개혁과 관련해 청년들의 목소리는 무시되거나 묵인됐고 많은 국민이 단순히 연금 올리는 것을 찬성하는 것처럼 호도됐다”고 말했다. 연금개혁청년행동은 소득대체율 상향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로, 지난달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개혁의 진정한 목적은 미래세대가 부당하게 짊어질 막대한 빚을 줄이는 것인데 야당 주도의 국민연금법 개정안들은 더 퍼주기만 하고 빚을 늘려 ‘연금개악’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가중해서는 안 된다며 청년층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국민의힘 전략기획특별위원회도 다음 달 초 연금개혁 및 상속세와 관련한 세미나를 열고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 지도부 의원은 “20대와 30대의 관심 분야가 다르지만 30대는 경제 활동을 하다 보니 연금개혁, 상속세 등에 관심이 많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핵심 지지층인 4050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며 공세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4~45%로, 상속세 개편안에서도 배우자와 자녀 공제액을 올리는 데 집중한다는 점에서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상속세 개편안에 관해 “민주당 코어 지지층인 4050 세대에게만 돌아가는 수혜성 정책”이라며 “그들의 자녀 세대인 2030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맞닥뜨릴 문제에 대해서 외면하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이처럼 청년층에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건 최근 청년층에서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장외 탄핵반대 집회에서도 연단에 오르는 대학생 등이 등장하면서 국민의힘은 고무된 분위기다.

청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때 민주당을 앞서기까지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2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18~29세는 30%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18~29세(24%)를 오차범위(±3.1%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30대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35%, 민주당 지지율은 34%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 18~20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3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청년층 지지 역전 추세가 옅어졌다. 30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8%로, 민주당(46%)이 오차범위 밖에서 압도했다. 18~29세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 25%, 민주당 지지율 27%로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이 2%P 차로 앞섰다.

특히 대통령 탄핵 인용 시 펼쳐질 조기 대선 레이스에서 청년층이 승부를 가를 ‘스윙 보터’가 될 전망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년층은 진보 성향, 중장년층은 보수 성향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가령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북한도 한민족이라는 관념이 청년층 사이에서는 옅어지지 않았느냐”며 경제 분야에서 청년층에 소구력이 큰 정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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