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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브래드 시그먼. /AP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사형수가 자신의 사형 방법으로 ‘총살형’을 직접 선택했다.
2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브래드 시그먼(67)은 최근 자신의 사형 방법으로 ‘총살형’을 선택했다.
그의 사형 집행 예정일은 3월 7일이다. 만일 총살형이 집행된다면, 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역사상 첫 사례이자 미국 전체에서는 15년 만의 일이 된다.
교도소 측은 오는 3월 7일 사형 집행을 앞둔 시그먼에게 전기 의자, 독극물 주사, 총살 등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고 한다.
시그먼은 2001년 사우스캐롤라이나 테일러스에서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당시 시그먼은 전 여자친구 납치 시도까지 했지만, 전 여자친구가 차량에서 도망치면서 이는 미수에 그쳤다. 시그먼은 도망치는 전 여자친구를 향해 총을 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당시 조사에서 “내가 그녀를 가질 수 없다면, 다른 누구도 그녀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시그먼은 독극물 주사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을 상황을 우려해 총살형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먼의 변호사 제럴드 보 킹은 과거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독극물 주사가 잘 들지 않아 20분 이상의 고통을 겪다 숨진 사형수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전기 의자는 너무 잔인하고, 독극물 주사는 신뢰할 수 없다. 그래서 그에게 남은 옵션은 총살형뿐이었다”고 했다.
보 킹은 사형수에게 직접 죽음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교정 당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라며 “사형수들에게 극도로 끔찍한 방식들 중에서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그먼은 가장 덜 고통스러운 방식이 무엇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현재 미국에서 총살형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주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미시시피, 오클라호마, 아이다호 등 총 5개 주다. 다만 실제로 총살형이 집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미국 근대 역사에서 총살형을 집행한 주는 유타뿐이었다. 유타주에서는 1977년과 1996년에 이어, 가장 최근인 2010년까지 사형 방법으로 총살이 이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