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간 통화, 장관급 회담 뒤 첫 실무회의
미 국무부 부차관보, 러 외무부 북미국장 참여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러시아와 갈등 봉합 차원
우크라 문제 안 다뤄…경협·군축 등 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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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표단을 태운 밴이 27일(현지시간) 주 이스탄불 미국 총영사관을 떠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2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나 대사관 운영 정상화를 비롯한 양국 간 외교 현안을 논의했다.
타스 통신은 이날 이스탄불 주재 미국 총영사관 관저에서 비공개로 열린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의 회의가 6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대표단이 탄 차량은 별도의 언론 발표 없이 미국 총영사관을 떠났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협의 결과에 대한 정보가 어떤 식으로든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양국 고위급 외교관과 전문가들이 이스탄불에서 대사관 운영 문제를 협의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라브로프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 이후 처음 열린 실무자급 접촉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 외무부 대표들이 대사관 인력 복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스탄불에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외무부의 미·러 관계 책임자가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차기 주미국 러시아대사로 유력한 알렉산드르 다르치예프 러시아 외무부 북미국장과 소나타 콜터 미 국무부 부차관보가 회의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관계가 악화되면서 상대국 외교관을 추방하고 새 외교관 임명을 제한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러시아를 혐오하는 태도, 고의적인 대사관 운영 방해로 인해 러시아가 맞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날 회의로 양국 간 신뢰가 복원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회의가 우리와 미국 측의 이견을 극복하고 신뢰 구축을 강화하며 더 가까워지게 하는 일련의 전문가 협의 중 첫 번째 협의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국은 대사관 등 공관 업무 정상화와 양국 관계의 갈등 요소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우크라이나 문제는 다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시작으로 경제 협력과 군축 등 양국 관계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회의에서 연설하면서 “미국의 새로운 정부와 처음 한 접촉이 어느 정도의 희망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에 주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가 열린 튀르키예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이면서 러시아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해왔으며, 2022년 3월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직접 개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