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이 매맷값 견인 전망
인근 부동산중개소들 “반등 직전”
![]() |
SK하이닉스가 원삼면 일대 416만㎡ 부지에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모습 이건욱 PD |
![]() |
국내 대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진행중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 가격이 대형 호재에도 침체기를 겪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호재로 인근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지만 아파트는 가격은 ‘우하향’ 하고 있는데 주변 공인중개사무소들은 “반등 직전”이라고 강조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처인구 이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전용 84㎡는 이달 3억28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는 6개 블록에 총 6800가구로 근방에서 대장주 아파트로 꼽힌다.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역에서 차로 10분거리에 있을 정도로 배후입지도 훌륭하지만 집값은 반등을 못하고 있다.
2023년 초 정부에서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를 용인시 처인구에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 아파트 가격은 급등세를 경험했다. 그 전까지 3억원대 중반에서 거래됐던 전용 84㎡ 아파트들은 정부의 발표와 동시에 1억원가량 껑충 뛰어 4억원대 후반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전체 아파트에서 수십건의 계약해제가 벌어졌고 집주인들은 계약금을 배액상환해가면서까지 집을 매도하는 것을 미뤄왔다. 하지만 지금의 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전으로 복귀한 상황이다. 주변 부동산 업계는 매물마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2023년 발표 당시 호재가 딱 4~5달 갔다. 고금리에 지방 부동산 경기가 내려가며 호재를 온전히 못 누렸다”면서 “당시 매수인에게 수천만원씩 배액상환한 집주인들은 땅을 치고 후회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아파트 가격이 금세 떨어진 이유로 전문가들은 전세가격의 하락에 따른 동반 하락세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1100가구가 넘는 처인구 양지면 남곡리 경남아너스빌 등 주변에 최근 입주한 대규모 단지가 늘어나며 전세가격을 끌어내리는 것이 매매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거래사례를 살펴보면 2년 전까지만 해도 3억원 중반대를 형성했던 용인 한숲시티 전용 84㎡ 전세가격은 최근에 2억원 초반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이 밖에도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경기침체와 탄핵 정국 속 대규모 개발사업에도 불구하고 외부 투자자들이 몰려들지 않는 것을 집값이 오르지 않는 중요한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들은 반등의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는 주변 땅값이 크게 오르는 등 반등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용인시 처인구 표준지 공시지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년 대비 3.96% 오르며 용인에서 가장 높은 지가 상승률 기록했다.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평균 2.9%, 경기도 공시지가 평균 2.78%보다도 훨씬 높다.
현장에서 만난 인근 주민들은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이 농어촌특별전형도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도시에 비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진학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지만 이곳은 도시에 버금가는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으면서도 대학진학에는 일정부분 특혜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또 올해 3월이면 한숲시티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처인초·중학교가 개교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에는 인근에 용인반도체 마이스터 고등학교까지 개교를 앞두고 있다.
아파트 앞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근처 땅값이 2년 사이 두배 넘게 오르는 와중에 아파트는 떨어졌다는게 아이러니하다”면서 “SK하이닉스 토목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전세가가 슬슬 오르고 반등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업이 현실화 될수록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교통도 좋아지고 토지 투자자 뿐만 아니라 아파트 등 주택을 찾는 외부 투자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