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파행, 美 군사 지원 중단에…우크라 “계속 협력, 광물협정 열려있다”

우크라이나 정보방위부 소속 군인이 미확인 지역의 기지에서 장거리 드론을 띄워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AP=연합]

우크라이나 정보방위부 소속 군인이 미확인 지역의 기지에서 장거리 드론을 띄워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AP=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양국 대통령 회담이 파행한 뒤 미국이 즉각 공세 수위를 높이자 우크라이나가 긴급히 진화에 나섰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협력을 계속하기로 굳게 결심했다. 미국은 중요한 파트너이고 우리는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미할 총리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주요 7개국(G7) 국가의 구체적인 안보 보장이 필요하고 이를 요구한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유럽 대륙에 실존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파행’으로 결렬된 광물 협정도 재개할 수 있다고 내비쳤다. 그는 “언제든지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미국의 군사 지원 중단을 보다 면밀히 살펴보고 냉정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미 마무리 단계인 군사 지원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실제 어떤 프로그램이 중단되는지 평가해야 한다”며 “일부 프로그램은 미국 의회에서 승인된 것이므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 파트너들에게 대체 무기를 구매하거나 제공받을 수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고도 적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을 수습하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내부에선 여론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올렉산드르 메레즈크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은 로이터 통신에 “누가 봐도 이건 정말 안 좋은 상황”이라며 “이건 그(트럼프)가 우리에게 항복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원조를 중단하는 건 푸틴을 돕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싸우는 익명의 한 우크라이나 군인도 AP 통신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하지만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키이우의 시민과 전선의 병사들은 충격에 빠졌고 배신감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a good-faith commitment to peace)을 입증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할 때까지 제공 중인 모든 군사원조를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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