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 쓰고 배회하던 서천 묻지마 살인범, 산책하던 피해자 마주치자…

지난 2일 밤 충남 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40대 여성(오른쪽)을 살해한 피의자 A씨(왼쪽) 모습. [JTBC 보도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충남 서천에서 거리를 배회하다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피의자의 범행 전 모습이 공개됐다.

4일 JTBC와 KBS가 공개한 사건 현장 CCTV에는 검은색 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쓴 남성이 도로 옆 인도를 1시간 넘게 왔다갔다 배회하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이 걷던 그 길로 피해자 A(40대·여)씨가 우산을 쓴 채 걸어내려왔고, A씨를 마주친 남성은 피해자에게 말을 거는가 싶더니 뒤쫓아가다가 이내 CCTV에서 사라졌다. 10여분 뒤엔 A씨가 쓰고 있던 우산만이 도로 위에 나뒹굴었다.

사건이 일어난 거리는 평소 여성이 자주 운동하러 오가던 길이었고, 인도 바로 옆은 공터가 펼쳐져 있었다. 남성은 흉기를 소지한 채 거리를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으며, 참극을 벌인 후 1시간가량 더 주변을 맴돌다 현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은 지난 3일 새벽 서천군 사곡리의 한 인도를 배회하다 A씨를 마주치자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당일 인도 옆 공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B씨 가족이 전날 밤 ‘운동을 나간 뒤 밤늦도록 집에 오지 않는다’며 실종신고를 한 상태였다.

경찰은 주변 상가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하고, 이동 동선 등을 추적해 이날 아침께 A씨를 서천군 주거지에서 긴급체포했다.

남성은 범행을 시인하며 “최근 사기를 당해 돈을 잃었다. 너무 큰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세상이 나를 돕지 않는 것 같아 힘들었다”며 “그래서 흉기를 들고 거리로 나왔고 B씨를 보자마자 찔러서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남성의 계획 범행 여부를 살펴보는 동시에 그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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