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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투자자에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의 발발은 상수였고, 이후 이어진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경감 가능성이 ‘변수’였다. 관세 전쟁의 대표 피해주로 꼽혔던 국내 대표 자동차주(株) 주가는 5일 증시 개장을 앞두고 나온 관세 일부 경감 조치 가능성에 반응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2% 오른 19만605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종가(19만300원) 대비 0.79% 오른 19만1800원에 장을 시작한 현대차 주가는 한때 19만6900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같은 시각 기아 주가도 전날보다 3.00% 오른 9만61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장 초반 현대차, 기아 주가 강세를 이끈 요인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의 발언이었다. 그는 4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멕시코와 캐나다 측 인사들이 오늘 종일 저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신들이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현재 부과된 25% 관세 수준을 일부 경감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면서 “그래서 저는 그가 그들(멕시코·캐나다)과 함께 뭔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관세 부과) 유예가 아니며 그(트럼프 대통령)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그 접근법에 대해 “당신들이 더 하면 중간 지점에서 만날 것”이란 취지로 설명한 뒤 “우리는 아마 내일 그것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중간 어느 지점이 그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은 러트닉 장관의 이런 발언에 대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관세 경감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앞서 전날 현대차 주가는 장 초반 18만92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바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노출된 대표적 종목으로 꼽히면서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중 25개 그룹이 총 201곳(캐나다 110곳·멕시코 91곳)의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멕시코에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을 통해 완성차 생산 및 판매 사업을 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연간 4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기아의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약 25만대를 생산했고, 지난해 이 공장에선 생산한 준중형 세단 ‘K4’ 12만대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정부가 발표할 대미 수출 차량 관세 정책의 내용과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현대차의 관세 부담액의 규모와 손익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 캐나다, 멕시코를 향해 부과한 관세를 경감하겠다는 발언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건설한 현대차·기아엔 호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기아 주가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이 13만881대로 작년 동월 대비 5.5% 늘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 합산은 물론 현대차, 기아 각사별로도 역대 2월 판매량으로 최다 기록이다. 전년 동월 대비 5개월 연속 판매량 증가를 이어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 여파에도 미 상무 장관의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타협 발언 등이 상쇄시켜나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자동차 등 관세 피해주로 수급 로테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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