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320억달러짜리 기업으로…캔바 이야기

[출처 = 캔바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이게 회사라고?”

당연히 믿기 힘들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공간은 바로 집 안 거실이다. 거실에서 출발한 이 스타트업은 지금 기업가치 ‘320억달러(약 46조원)’의 세계적인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요즘 대학생들도 이 회사 프로그램이 필수다. SNS에 좀 관심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기도 하다. 바로 ‘캔바(CANVA)’. 그래픽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플랫폼, 캔바는 1987년생 멜라니 퍼킨스(Melanie Perkins)와 클리프 오브레히트(Cliff Obrecht) 부부가 창업한 회사다.

최근엔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자선영웅’에도 선정돼 재차 이목이 쏠렸다. 국내 스타트업계에선 캔바의 성공과 사회공헌이 대표적인 모범사례로도 꼽힌다.

캔바 창업자인 멜라니 퍼킨스 부부 [출처 = 캔바 홈페이지]

캔바 뉴스룸에 게재된 ‘캔바가 지금까지의 여정에서 얻은 교훈’ 뉴스레터 등에 따르면, 호주에서 태어난 퍼킨스는 2008년 대학생 시절 디자인 작업이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데에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이 인기를 끌었는데, 포토샵 등 디자인 도구를 배우려면 수년간 훈련이 필요했다”며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간단하고 쉽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온라인 상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남자친구 클리프가 동참했고, 부모 집의 거실이 사무실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게 ‘학교 졸업 앨범 디자인 프로그램’. 캔바의 전신인 퓨전북스(Fusion Books)를 설립하고, 누구나 쉽고 빠르게 졸업 앨범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게 소위 ‘대박’을 쳤다. 온라인으로 졸업 앨범 사진과 프로필을 쉽게 편집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다는 데에 고객이 급격히 늘었다. 호주에 이어 해외로도 수요가 급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의 투자 유치를 얻어내 ‘캔바’가 탄생했다. 캔바는 어떤 디자인이라도 누구나 쉽게 편집할 수 있는 디자인 플랫폼이다. 만든 디자인을 SNS에 편리하게 공유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자주 이용하는 기능만 모은 디자인 플랫폼은 팬데믹 기간에 비대면 소통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로고, 이력서, 전단지, 명함, 티셔츠 등의 디자인을 모두 캔바로 할 수 있다. 요즘엔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등에 캔바가 널리 쓰일 정도다.

[출처 = 캔바 홈페이지]

최근엔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2024년 자선영웅’에도 선정됐다. 이들 부부는 이미 2021년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산 대부분을 기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퍼킨스는 회사의 목표를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으며, “오래전부터 재산을 기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그저 돈을 중간에서 관리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전했다.

포브스아시아에 따르면, 퍼킨스 부부가 설립한 재단이 지금까지 모은 기부금은 총 2100만달러, 한화로 306억원에 이른다. 이미그중 200억원가량을 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에 현금 이체로 전달했다. 이 기부금으로 6만4000명 이상이 도움을 받았다.

남부 아프리카와 인도 내 40만명 학생의 교육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에도 410만달러(약 60억원) 이상을 기부하는 등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실행하는 중이다.

캔바는 작년 10월 주식 매각 당시 기업가치 320억달러(약 46조원)를 인정받았다.

[출처 = 캔바 홈페이지]

 

“캔바의 계획은 간단합니다. 2단계 계획이요. 1단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를 하나 만들자. 2단계, 세상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하자. 전 모든 기업, 모든 개인이 나서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힘을 기울이는 걸 보고 싶어요. 캔바의 가치 중 하나는 ‘선한 힘이 되는 것’이며 이 가치에 부응할 수 있길 바랍니다.”

멜라니 퍼킨스(캔바 뉴스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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