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K-조선 러브콜에 종목 급등
우크라 종전설에 방산·건설株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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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인해 K-방산·조선에 대한 구애가 쏟아지고 있다. 해당 섹터 계열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HD현대·한화그룹 상장 종목들의 주가도 연일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그룹사별 시총 합산액 순위에서도 수직 상승세를 보인 HD현대·한화그룹 간의 5위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날마다 엎치락뒤치락 이어가면서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1년 만에 2배 넘게 늘어난 시총=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HD현대그룹 9개 상장사의 시총 합산액은 78조78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위 삼성(17개, 526조2753억원), 2위 SK(20개, 221조9132억원), 3위 LG(12개, 140조8619억원), 4위 현대차(135조1890억원)에 이어 그룹사별 시총 합산액 순위 5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날 기준으로 HD현대그룹의 바로 뒤 6위엔 76조242억원을 기록한 한화그룹 11개 상장사가 자리했다. 불과 하루 전엔 한화그룹의 시총 합산액이 77조5018억원을 기록, 76조1781억원에 그친 HD현대 그룹을 6위로 밀어내고 처음으로 5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HD현대·한화그룹의 시총 규모와 이에 따른 그룹사별 시총 합산액 순위는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상승 중이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 3월 5일 종가 기준으로 시총 합산액이 33조2324억원(8개 상장사,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전)으로 그룹사별 시총 합산액 순위 8위에 올랐다.
한화그룹도 1년 전 시총 합산액이 31조3874억원으로 HD현대 그룹에 이어 9위에 머물렀다. 올 들어 한화그룹의 시총 합산액은 지난 4일 종가까지 약 두 달 만에 무려 88.63%(36조4143억원)나 증가, 5위 자리싸움을 HD현대그룹과 팽팽히 벌이는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트럼프 우크라戰 종전 시도가 부른 ‘나비 효과’=두 그룹사의 시총 순위 상승세를 이끈 공통 분모는 조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동맹국까지 가리지 않고 공격 중인 가운데서도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을 긍정적으로 언급한 데다, 최근 미 상원에서도 한국 등 동맹국의 미 해군 함정 건조를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1년간 한화오션의 주가가 251.53%나 상승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179.05%), 한화엔진(161.45%), HD한국조선해양(132.84%), HD현대미포(86.74%) 등의 주가도 급등세를 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운송시장에서 미국 제재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조선 시장에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전략적인 측면에서 선주사들은 향후 한국산 선박 비중을 높일 유인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종전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이 가속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 원조를 중단하겠다는 미국의 움직임에 방산주에 대한 투심은 더 강력해지는 모양새다. 미국의 방위비에 많이 의존하고 있던 유럽의 재무장을 촉발함으로써 국내 방산주에 기회가 더 올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1년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258.12%나 뛰었고, 한화시스템도 104.53% 오른 데는 이 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조선주로 분류된 종목들 역시도 해군함 제조 등과 연결되는 만큼 방산 이슈에 주가가 민감하게 작용 중이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