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지난달 브랜드 첫 픽업 ‘타스만’ 선보여
‘터줏대감’ KGM, ‘도전자’ 기아 물밑 신경전도
전기차 포함 내수車 판매 긍정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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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 전기 픽업 ‘무쏘 EV’. 서재근 기자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국내 픽업 시장에 신차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내연기관 모델부터 국내 최초 전기 픽업까지 잇단 ‘신차효과’가 내수시장에 훈풍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G 모빌리티(KGM)은 전날 경기 평택시 본사 내 디자인센터에서 브랜드 최초이자 국내 첫 전기 픽업 ‘무쏘 EV’ 신차발표회를 개최했다. 기아가 브랜드 최초 픽업 ‘타스만’의 사전 계약을 발표한 지 보름여 만이다.
업계에서는 두 모델의 출시가 사실상 KGM의 내연기관 픽업 모델 ‘렉스턴 스포츠’의 1강 체제가 수년째 지속돼 온 국내 픽업 시장 판도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현재 국내 픽업 시장에서는 렉스턴 스포츠와 GM(제너럴모터스) 산하 브랜드 쉐보레의 ‘콜로아도’, 프리미엄 픽업·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브랜드 GMC의 ‘시에라’, 포드 ‘포드 픽업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렉스턴 스포츠를 제외하면 월판매량이 적게는 한자리수에서 50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픽업 시장에서 KGM이 차지하는 비중은 94.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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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브랜드 첫 픽업 ‘타스만’ [기아 제공] |
특정 모델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시장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는 기아가 타스만을 출시하면서 흥행여부에 쏠린다.
앞서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이하 제다모터쇼)’ 보도 발표회에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을 제외한 픽업 시장에서 10만대 판매, 약 4~5%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두고 있다”라며 타스만의 주요 타깃 시장으로 호주와 아중동(아프리카·중동), 한국을 제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픽업 시장 내 ‘터줏대감’ 격인 KGM과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기아 두 브랜드간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다. 앞서 타스만 공식 출시를 앞두고 송호성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타스만은) 새로운 플랫폼 기반의 신차이다 보니 경쟁 모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쌀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자들이 잘 고민하고 살 수 있을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KGM 역시 전날 무쏘 EV 신차 발표회에서 타스만을 언급하며 자사 모델이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박경준 KGM 국내사업본부장은 “화물 전기차에 적용되는 취득세 감면,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까지 고려해 5년간 주행(년/2만㎞ 기준)에 소요되는 비용은 600만원 수준”이라며 “경쟁 내연기관 픽업 모델 대비 1400만원 이상의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전기 픽업의 강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경쟁 픽업과 비교를 한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월 500대의 무쏘 EV를 판매하는 것을 내부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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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 KGM 국내사업본부장이 5일 열린 ‘무쏘 EV’ 신차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재근 기자 |
완성차 업계에서는 무쏘 EV와 타스만이 내수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완성차 업계에 다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외국계 포함)가 국내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모두 1만457대다. 이는 전년 동기(2340대) 대비 4.5배 늘어난 수치다. 정부가 전년 대비 전기차 보조금 규모를 한달 앞당겨(2월→1월) 확정하면서 판매량이 늘었지만, 현대자동차와 기아 두 브랜드를 제외하면 여전히 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픽업은 일반 세단이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비교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렉스턴 스포츠가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듯이 상품성을 갖춘 다양한 신차들이 지속해서 출시된다면 시장 규모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 첫 전기 픽업 무쏘 EV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