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최악” 관세 혼란에 요동치는 시장…주가 폭락에 달러 약세

멕시코·캐나다 추가 유예에 ‘대혼란’

미국 지역은행 파산 이후 최대 낙폭

트럼프 “장기적으로 미국 강할 것”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또다시 유예하면서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등 주요 뉴욕증시는 지난 2023년 미국 지역은행 연쇄 파산 사건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달러도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시장 불확실성 우려에 대해 “난 시장을 보지도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미국은 매우 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7.51포인트 내린 4만2579.0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78% 내린 5,738.52에 마감했다. 며칠째 S&P500 지수는 급락하면서 지난달 19일 달성한 최고치 6129.58보다 급격히 떨어지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 S&P500은 2년 전 지역은행 연쇄 파산 이후 최악의 주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61% 내린 1만8069.26으로 마쳤다. 지난달 후반 들어 하락 흐름을 지속하는 나스닥도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불과 2주 전만 해도 나스닥은 최고치를 달성했다”며 “하지만 이제 적어도 당분간은 잔치가 끝났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변동성을 파악하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4.87로 전장 대비 2.94포인트 올랐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계속 변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조 살루지 테미스 트레이딩 공동 매니저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이러한 대형 기술주 매수를 견제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이 시장을 조정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데이브 마자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기업의 잠재력이 아닌 관세 및 인플레이션에 빨려들어간 분위기”라며 “주식의 성장 전망을 다시 책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좋은 분위기는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관세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AFP]

미국 달러화 가치도 나흘째 하락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812엔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1.069엔(0.718%)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의 우려를 의식하지 않는다며 관세 정책을 옹호했다. 이날 그는 행정명령 서명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왜 증시가 관세에 부정적으로 반응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들 다수는 글로벌리스트 나라들과 기업들이며 그들이 수년 전 우리한테서 뺏어간 것을 우리가 되찾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이전처럼 잘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의 반응 때문에 관세를 유예했냐는 질문에 “(관세 정책은) 시장과 관련이 없다. 난 시장을 보지도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미국은 매우 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전쟁,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하면서 거래자들은 매수가 아닌 매도해야 할 것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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