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좌표 중 숫자 1개 틀린 바람에 ‘전투기 오폭’

군용 좌표체계 위도 7개·경도 8개로 구성
위도 7개 중 1개 오입력…경도 정상 입력


6일 오전 한미연합훈련 중 공군이 낙하한 폭탄이 민가에 떨어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의 한 주택이 낙탄으로 인해 파손되어 있다. [포천=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공군 역사상 초유의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의 원인은 조종사가 표적 좌표 15개 숫자 중 1개를 잘못 입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 나섰다 MK-82 폭탄을 비정상 투하한 공군 KF-21 1번기 조종사는 위도 좌표 7개 가운데 1개를 잘못 입력했다.

군용 경·위도 좌표 체계는 위도 좌표 7개, 경도 좌표 8개로 구성된다.

해당 조종사는 경도 좌표 8개는 정상적으로 입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숫자 하나가 잘못 입력되는 바람에 MK-82 폭탄 8발이 애초 목표한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8㎞가량 떨어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일대에 투하되고 말았다.

앞서 군 관계자는 전날 이번 사고와 관련 “KF-16 전투기 2대가 각각 MK-82 폭탄 4발씩 8발을 장착했고 모두 사격장 외부지역으로 비정상 투하됐다”면서 “KF-16 전투기의 비정상 투하 원인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이날 김선호 장관 직무대행 주관으로 대책회의를 열고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김 대행은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군은 모든 역량을 집중해 피해 복구 및 배상 등을 통해 조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와 대책을 철저히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행은 회의에서 기존 공군·육군 사고대책본부를 국방부 사고대책본부 예하 위원회로 재편성하고, 사고 현장인 노곡리 일대에 현장통제지원본부를 가동해 피해 주민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 대책본부 본부장은 김 대행이 직접 맡는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군인 14명과 주민 15명 등 총 29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주민 2명은 중상으로 수도병원과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은 뒤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는 이명과 두통 등 증상까지 포함한 수치로 현재 환자로 관리하는 대상은 군인 2명과 주민 7명 등 총 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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