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땐 코스피 -21%, 2기에는? 한은 “하단 2400선 확인” [머니뭐니]

한은, ‘미국 신정부 관세정책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국의 관세정책 관련 리스크가 이미 주가에 일정부분 반영”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시장참가자들 사이 코스피 하단이 2400선에서 확인돼 미국 신정부 관세 정책에 따른 주가 하락 폭이 비교적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은 ‘미국 신정부 관세정책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정책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트럼프 1기에 비해서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내 주가는 반도체 등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미 신정부 출범 전에 이미 크게 하락하고 밸류에이션도 장기평균을 상당폭 하회하는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시장참가자들은 이 과정에서 코스피(KOSPI) 하단이 2400선에서 확인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미국의 관세정책 관련 리스크가 이미 주가에 일정부분 반영돼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피는 트럼프 1기 시절 큰 폭 하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범 전 국내주가는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장기간 상승 흐름을 나타냈으나, 이후 미 관세정책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확대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실제 2018년 7월 6일~2019년 8월 23일 중 코스피는 13.7% 하락했으며,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02에서 0.78까지 떨어지는 등 상당기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당시 코스피는 2017년 말부터 2019년 8월 23일 미국과 중국 상호관세 우려가 커질 때까지 누적으로 21.0% 하락했다.

다만 이번에도 이와 같은 하락세가 다시 나타나긴 힘들 것이란 게 한은 분석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1기와 같이 미국이 관세인상 발표와 유예 및 면제를 반복하면서 대상국과의 협상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 점, 조선·방산 등 미 신정부 정책 수혜업종 실적 개선 기대가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트럼프 1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시장도 트럼프 1기 땐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 우려로 국고채금리가 큰 폭 하락했으나 이번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은 “트럼프 1기 출범 때와 달리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형성되어 있어 미 관세정책 강화가 국내 장기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트럼프 1기에 비해 제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 국면 후반부로 갈수록 기대단기금리의 상방압력이 커지는 점, 금년 상반기중 국고채 공급물량 확대가 예상되는 점 등도 미 관세정책 강화에 따른 금리하락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최근의 주식과 채권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미 신정부의 관세정책 강화가 국내 주가 및 장기금리 수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향후 미국 관세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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