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미 행정부의 원조 중단으로 세계 각국에서 전염병 발생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프로그램이 멈춘 상태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전역의 실험실에서 위험한 병원균이 방치되고, 공항 등 검문소에서 전염병 감염 검사가 중단되는가 하면, 수백만마리 동물이 검역 없이 국경을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제개발처(USAID) 관계자들도 세상이 몇주 전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수십년간 미국의 대외 원조를 전담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폐지 수준에 버금가는 구조조정을 당하고 있는 기관이다.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USAID의 감염병 전문가 등은 원조 중단이 단행된 시기가 좋지 않다고 짚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현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엠폭스 발병을 겪고 있다. 아프리카의 다른 12개국 환자도 폭발적으로 증가 중이다.
우간다에서는 에볼라, 탄자니아에서는 마르부르크, 나이지리아와 시에라리온에서는 라사 등 출혈성 바이러스도 각국에서 기승을 부르고 있다.
미국 또한 조류 인플루엔자 위기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외원조 축소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미국의 이러한 조치가 세계 취약층에 특히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구테흐스 총장은 성명에서 “미국의 인도주의 역할과 영향력 감소는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정부 지출 감축 등을 이유로 미국의 대외원조 전담기구인 USAID를 사실상 없애는 수준의 구조조정을 지금도 밀어붙이는 중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USAID가 외부 단체들과 맺은 6200개의 다년계약 중 5800개를 해지해 예산 540억달러(약 77조5000억원)를 절감하고, 국무부 보조금 9100개 중 4100개를 없애 44억달러(약 6조3000억원)를 아끼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