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설 후도 제치고 통산상금 1위
“내 업적보다는 투어 상금 커진 덕분
올해 日투어 전념해 두가지 목표 도전”
![]() |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상금 1위에 오른 신지애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골프지존’의 도전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새해에도 골프에 미쳐보자”고 다짐한 그가 투어 개막전에 또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레전드’ 신지애(37)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상 상금 1위에 등극했다.
신지애는 9일 일본 오키나와현 류큐 골프클럽에서 끝난 J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골프토너먼트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공동 2위에 올랐다.
신지애는 누적 상금 13억8074만3405엔을 기록, JLPGA 투어 통산 50승의 일본 여자골프 전설 후도 유리(13억7262만엔)를 제치고 투어 통산 상금 1위에 올랐다. 지난 2014년 JLPGA 투어에 진출한 신지애는 자신의 300번째 JLPGA 투어 출전 경기에서 새 역사를 작성, 기쁨이 배가 됐다.
신지애는 그러나 대기록을 쓰고도 전혀 들뜨지 않았다. 그는 “이는 내 개인적인 업적이라고 할 수 없는 것같다. 투어 상금이 커졌고 대회도 많아졌기 때문에 이룬 성과다. 대회 스폰서와 골프 관계자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후배들이 빨리 이 기록을 깨주길 기다리겠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 |
신지애가 JLPGA 투어 통산 상금 1위 축하 꽃다발을 안고 기뻐하는 모습 [신지애 제공] |
신지애는 올시즌을 앞두고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도 “팬들이 많아지고 스폰서들이 지속적으로 후원해주시고 상금이 커졌기 때문에 선수들이 계속 경기할 수 있었다. 나는 그저 연습한 만큼 대회에 나가서 성적을 냈을 뿐인데, 많은 분들이 대기록이라고 해주시니까 사실 좀 쑥스럽다. 오히려 나는 이런 인기와 흐름을 어떻게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고 했다.
신지애의 길이 더욱 눈부신 이유는, 서른일곱의 나이에도 해마다 새로운 도전과 목표를 세워 자신을 끊임없이 담금질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 일본 여자프로골프 투어를 차례로 정복했지만 그 자리에서 안주하는 법이 없다.
그는 지난해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을 안고 호주와 사우디 아라비아, 싱가포르, 일본, 미국을 오가며 랭킹 포인트를 쌓았다. 어린 선수도 감히 하기 어려운 극한의 강행군이었다. 그 결과 70위권이었던 세계랭킹은 무려 15위까지 치솟았다. 파리올림픽 출전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지난 연말 호주에서 프로통산 65승의 소식을 전하며 또한번 골프팬들을 감동시켰다. 2005년 프로 데뷔한 이후 한국(20승), 미국(11승), 일본(30승)에서 총 65차례 정상에 섰다.
“여전히 골프가 좋고 연습하는 게 즐겁다”는 신지애는 해가 늦게 지는 곳이라 더 많이 연습할 수 있다며 올초 호주 멜버른에서 한달간 맹훈련을 했다. 그 결과 지난 2일 대만여자골프(T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폭스콘 TL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준우승, JLPGA 투어 시즌 개막전 준우승의 값진 성과를 올렸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날카로운 우승 경쟁력을 입증했다.
![]() |
신지애 [게티이미지] |
신지애의 뜨거운 도전정신에 감동한 두산건설이 새로운 스폰서로 손을 내밀었다. 신지애가 한국 기업 후원을 받는 건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메인스폰서인 스리본드 등 일본 기업들의 후원만 받았던 신지애는 올해부터 두산건설 로고를 상의 가슴에 달고 대회에 나서게 됐다.
통산 상금 1위에 오른 신지애의 다음 목표도 뚜렷하다. 바로 한국인 첫 JLPGA 투어 통산 30승과 ‘투어 1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이다. 일본에서 30승을 거두긴 했지만, 2승은 비회원 자격으로 따낸 우승이어서 영구 시드권자가 되기 위해선 두 번 더 우승해야 한다. 또 올해 10월 일본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면 투어 사상 첫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올해는 일본 투어에만 집중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싶어요. 해외투어는 US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정도만 출전할 생각이예요. 저는 ‘경기하는 선수’가 아니라 ‘우승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은퇴를 고민할 나이가 되긴 하지만, 아마 우승 경쟁력이 없어질 때 생각할 것같아요. 올해도 지금처럼 제가 좋아하는 골프를 향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