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취임 이후 9년여만에 사임
자유당 차기 당대표 선거 앞두고 고별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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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9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열린 집권 여당 자유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고별 연셜을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9년여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며 전 세계가 캐나다를 지켜보고 있다며 미국과 무역전쟁 등 다가올 위협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타와에서 열린 자유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현직 총리로서 사실상 마지막 고별 연설을 가졌다.
그는 2015년 11월 취임 후 9년여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소회와 함께 “우리가 지난 10년간 해온 일이 나는 무척 자랑스럽다”고 회고했다.
그는 연설 도중 지난 임기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그러나 오늘 밤은 당으로서, 그리고 국가로서 우리의 미래에 관한 자리”라면서 현재 집권 여당인 자유당에는 “캐나다가 지구상에서 최고의 국가가 될 수 있도록 만들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 막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관세 위협 등에 시달렸던 트뤼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캐나다가 앞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라면서 캐나다 국민의 단결된 대응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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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9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집권 여당 차기 당대표로 마크 카니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가 선출되자 딸 엘라 그레이스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 [AFP] |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는 “싸워야만 할 때 ‘팔꿈치를 올리고’(elbows up) 싸우는 나라”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전쟁 대응 의지를 보였다.
‘팔꿈치를 올린다’는 표현은 캐나다의 국민 스포츠인 하키에서 유래한 것으로, 최근 캐나다인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전 세계가 캐나다인들이 무엇을 할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흔들림 없이 도전적이고 단결된 상태를 유지하며, 우리 당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증명하자”고 당부했다.
트뤼도 총리는 최근 2년여간 고물가와 주택가격, 이민자 문제 등이 심화하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거기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거세지자 측근들도 등을 돌리는 등 정치적 위기에 내몰려 지난 1월 당대표와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자유당은 이날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을 새 당대표로 마크 카니(59)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를 선출했다.
카니 신임 대표는 금주 중에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어 24번째 캐나다 총리로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