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급여 신청자 11.7만명…전년 대비 25.1%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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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를 인정받기 위해 상담대기중인 시민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 2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증가폭이 2월 기준 21년 만에 가장 작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적었다는 것은 그만큼 취업시장의 문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2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원을 돌파해 1997년 이래로 2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38만명으로, 전년도 같은 달보다 15만3000명(1%) 증가했다.
상시가입자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둔화 추세로, 1월에는 11만5000명(0.8%)이 증가하는 데 그쳐 2003년 ‘카드대란’의 영향을 받은 2004년 1월 7만3000명 이후 21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2월에도 소폭 확대됐지만, 2004년 2월 13만명대 이후 역시 21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2월에도 건설업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이 컸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75만5000명으로, 종합건설업 중심으로 19개월 연속 줄었다.이에 비해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4만4000명으로 자동차, 기타운송장비,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섬유, 금속가공 등은 감소했다.
다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빼면 제조업 분야에서 1만8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세는 17개월째 이어졌다. 서비스업의 경우 가입자 수가 1063만5000명으로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전문과학, 교육서비스 위주로 증가했으나 도소매, 정보통신은 감소를 지속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지난해 하반기 초반에는 건설업 수주량이 늘어 시차를 두고 좋아질 수 있다고 봤으나 지난해 말부터 수주량과 기성액이 감소해 올해 건설업 전망은 더 안 좋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가입자는 850만1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만명 늘었다. 여성은 687만9000명으로 13만3000명 늘었다. 30대·50대·60세 이상은 각 6만4000명, 6만3000명, 18만6000명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와 40대는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10만7000명, 5만2000명씩 감소했다. 29세 이하와 40대는 각 32개월, 18개월 연속 줄었다.
천 과장은 “29세 이하와 40대는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많이 감소했다”며 “30대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포함돼 아직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력 도입 확대 등으로 전체 업종 외국인 가입자는 1년 전보다 2만7000명이 증가한 2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월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11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만3000명(25.1%) 증가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6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3000명(6.9%) 늘었다. 지급액은 1조728억원으로, 1109억원(11.5%) 늘었다. 이는 2월 기준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7년 이후 가장 많은 지급액이다.
천 과장은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나는 것은 고용보험 가입자가 많아져 실업자가 비례적으로 증가한 것과 구직급여 지급액 하한과 연동되는 최저임금이 매년 증가한 데 영향을 받는다”며 “고용 동향보다 많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월에 구직급여 신규 신청이 줄고 2월에 크게 늘었는데, 이는 신청을 설 연휴가 끝나고 2월에 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1·2월 치를 평균 내보면 증가율이 2.6% 정도인데 이는 평소보다 높은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한편 1월 중 워크넷을 이용한 신규 구인 인원은 1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2000명(6.3%) 감소했다. 신규 구직 인원은 43만1000명으로 9만6000명(28.5%) 늘었다. 워크넷 구인배수(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는 0.4로, 전년도 같은 달보다 낮다.
천 과장은 “구인배수가 낮아지는 것은 경기적인 요인도 있고, 고령화로 인한 퇴직 증가 등의 영향으로 기간제 가입자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이유도 있다”며 “올해 1∼2월은 설 연휴 때문에 기업들이 구인을 미루는 경향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