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독일 다큐’ 둘러싸고 공방…“국격 떨어뜨려”vs“외국 입장서 봐야”

이재강 “독일서 일방적 내용 보도…조치했어야”
김건 “외국에 한국 상황 알리려 취재한 것”
윤후덕 “민감국가 지정, 외교력 발휘해야”
이재정 “핵 비확산 관련 한국에 대한 우려 있어”
인요한 “핵 보유 불가피…제재 풀어버렸으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최근 독일 공영방송이 보도한 12·3 비상계엄 관련 다큐멘터리에 대한 외교부의 입장과 미국 에너지부가 우리나라를 민감국가(Sencitive Coutry)로 분류하겠다는 보도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독일 다큐멘터리에 대해 여당에서는 한국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에 관한 내용인 만큼 다양한 의견이 들어갈 수 있다고 두둔했고. 야당은 외교부 차원의 대응이 이뤄졌어야 한다는 질타가 맞섰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핵무장을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이재강 민주당 의원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향해 “마치 계엄이 합법적인 것처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윤석열이 주장하는 일방적인 내용이 여과 없이 그대로 방송됐다”며 “타국의 방송이 대한민국 야당에 대해 친중국, 친북한 사법 카르텔이라는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소리로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외교부는 왜 가만히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재차 “이렇게 국격을 떨어뜨리는 사실과 다른 타국의 언론 보도에 대해서 삭제, 정정보도 요청을 하는 것은 외교부의 업무인가 아닌가?”라고 묻자 조 장관은 “해당 방송사가 이미 삭제하고 내렸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해 윤 대통령이 체코에 순방했을 당시 일부 언론이 김건희 여사를 가리켜 ‘사기꾼’이라고 보도했고, 외교부와 한국대사관이 삭제 조치를 한 것을 언급하면서 “잣대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조 장관은 “그것은 영부인에 대한 인식 공격성 보도다. 이것은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공영방송의 보도니까 내용이 다르다”고 받아쳤다. 이 의원의 계속된 조치 요구에 조 장관은 “그런 동영상이 지금 수백만 개”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선 해당 방송 내용을 감싸는 발언도 이어졌다. 여당 간사인 김건 의원은 “봤는데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계엄을 선포한 후 탄핵으로 갔는데 그다음에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숫자로 나와서 데모하고 그런 상황이 사실 외국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힘들다. 그래서 그것을 탐사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미국 에너지부가 우리나라를 민감국가로 분류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소식과 관련해 조 장관은 “최근 언론 보도 이전에 파악했다”면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이 “에너지부에서 검토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서 외교부나 관계 당국의 의견을 요구받은 것이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에너지부) 내부적으로도 지금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안다”며 “내부적으로 무엇인가 상황이 파악된 다음에 저희에게 의논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부가 공문을 보내는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확인된 만큼 우리나라가 즉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해당 공문에는 미국이 다음 달 15일까지 민감국가 분류를 마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이에 대해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이 시간에 외교력을 집중해 4월 15일에 확정돼서 시행되기 전까지 이거를 해지시키고 한미 동맹이라는 정신에 의해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 장관은 “상황 파악하고, 경위 파악하고 그다음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은 핵무장을 주장하기도 했다. 인 의원은 “사실 미국이 오바마 정권하고 바이든 정권에서 적극적으로 북한하고 협상을 안 했다. 방치를 한 것 같이 보인다”며 “오히려 저는 굉장히 파격적인 이야기인데, 핵을 갖고 대한민국이 어떤 형태로든지 그다음 북쪽하고 제재는 풀어버렸으면 하는 그런 아주 굉장히 진취적인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패싱이 될까, 트럼프 정권이 북쪽하고 직접 이야기할까 봐 많이 우려스럽다”며 “대한민국이 핵을 보유한다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드다”며 반발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모두 보도에서 확인하고 있고 저도 다른 부처 또는 여러 경로로 교차검증하기로는 핵 문제와 관련된 핵 비확산의 지점에 대한 한국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럴 만도 하겠다 싶다”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윤 대통령이, 나라의 수장이 마음만 먹으면 1년 안에 핵 무장할 수 있는 그 정도는 된다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 의원들이 무분별하게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이야기들을 꾸준히 해 왔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조 장관을 향해 “혹시 이 일이 있기 전 또는 핵무장론이 무수히 제기되던 당시에 미국 조야를 만나면서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에 대한 어떤 상황이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을 받으신 적은 있는가?”라고 물었다.

조 장관은 “싱크탱크에 있는 분들은 한국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관찰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여러 가지 정세 동향 논의하는 가운데 가끔 나온 이야기는 있었던 것으로 저는 기억한다”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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