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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한 40대 남성이 기증자 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인공 티타늄 심장을 달고 100일 간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인공심장을 장착한 사람들 중 가장 오래 살고 있는 것이라고 CNN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미국·호주 합작 바이바코르사가 제작한 티타늄 인공심장. [CNN]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호주의 한 40대 남성이 기증자 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인공 티타늄 심장을 달고 100일 간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인공심장을 장착한 사람들 중 가장 오래 살고 있는 것이라고 CNN이 12일 보도했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성은 지난해 11월 시드니 세인트 빈센트 병원에서 인공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는 지난 2월 인공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들 중 최초로 병원을 떠날 수 있었고, 이달 초 심장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도 생명을 유지했다.
세인트 빈센트 병원과 모나시 대학, 그리고 티타늄 인공심장을 만든 미국-호주 회사 바이바코르는 12일 “심각한 심부전을 앓고 있던 이 남성이 이식 수술 후 잘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치가 그를 오랫동안 살릴 수 있었던 것은 인공심장이 심부전을 겪는 사람들에게 장기적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다는 신호로 칭송받고 있다. 이 장치는 여전히 시험 중이며 아직 일반 용도로 승인되지는 않았다.
호주 생명공학자 대니얼 팀스는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이 장치를 발명하고 바이바코르의 설립했다. 그는 “수십년 간의 연구가 결실을 맺는 것을 보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명에서 “바이바코르 팀 전체가 우리의 인공심장을 신뢰해 준 환자와 그의 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그들의 용기는 수많은 환자들이 생명을 구하는 기술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TAH로 불리는 바이바코르의 인공심장은 티타늄으로 만들어졌으며, 마모되기 쉬운 판막이나 기계적 베어링이 없는 대신 자석으로 고정된 공중부양 로터라는 단일 가동 부품을 통해 신체와 폐에 혈액을 보내 망가진 심장의 두 심실을 대체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은 매년 약 18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주요 사망 원인이다.
이 인공심장을 이용, 기증자를 기다리는 오랜 세월에 지친 많은 환자들을 더 많이 구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이다. 미 보건부에 따르면, 2024년 약 3500명이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는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은 약 4400명에 달했다.
빅터 창 심장연구소의 크리스 헤이워드 교수는 바이바코르의 새로운 티타늄 인공심장이 “심장 이식을 위한 새로운 차원을 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호주 환자의 회복을 감독하고 임상 시험을 위한 장치 준비에 관여했던 헤이워드는 “앞으로 10년 안에 인공심장이 기증자의 심장을 기다릴 수 없거나 기증자의 심장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치는 이미 미 식품의약국(FDA)의 초기 타당성 시험을 거쳤으며, 5명의 환자가 이 장치를 성공적으로 이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