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이’마저 등 돌렸다, 이렇게 심각할 줄은…“겪어보면 안다”

[ENA ‘지지고볶는여행’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그거(양압기) 안 가져왔어? 내가 밖에서 잘게.”

체코 프라하로 떠난 ‘지지고 볶는 여행’에서는 9기 옥순이 양압기를 가져오지 않은 남자4호에게 ‘각방’을 선언하는 장면이 나온다.

프로그램 내에서 ‘한방 동침’이 규칙이었기에 9기 옥순은 어쩔 수 없이 방으로 들어갔지만, 남자 4호의 코골이로 밤새 잠을 설쳤다.

실제 부부 또는 동거인들은 어떻게 극복할까.

‘수면 이혼’이란 동거인, 또는 배우자의 코골이 때문에 각방을 쓰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이혼’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심각한 일일까 생각할 수 있지만, 국민 10명 중 5명이 ‘수면 이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방을 쓰는 것을 넘어 실제 이혼을 하자고 했다는 사연도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코골이 때문에 따로 자자고 하니 바로 하는 말이 이혼하자네요”라는 사연이 올라왔다.

[게티이미지뱅크]


필립스코리아가 ‘세계 수면의 날’을 맞이해 한국리서치에 의뢰,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대한민국 수면 습관 및 형태, 수면무호흡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수면 이혼을 한다고 밝혔다.

또한 42%가 동거인의 수면 상태가 자신의 수면에 영향을 준다고 답변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불면증, 코골이, 수면무호흡 등 수면 방해 증상을 경험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코골이를 숙면 방해 요소로 생각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로 ‘동거인 또는 배우자의 코골이’는 11.9%를 차지했다. 코골이를 숙면 방해 요소로 꼽은 성비는 남성 6.1%, 여성 17.9%로, 여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국민 대다수는 수면 건강을 단순한 휴식의 개념을 넘어 삶의 질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적절한 치료법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운 우리 새끼 공식 영상 캡쳐]


김혜윤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장은 12일 필립스코리아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코골이 증상자의 47.9%는 치료를 시도해 본 적이 없고, 시도하는 경우에도 코세척과 같은 소극적 방법 위주였다”며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 초기 증상으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상당수(71.4%)가 수면무호흡증의 치료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양압기 치료 요법에 대한 인지도(26.0%) 및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인식(29.7%)은 그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김 소장은 “수면무호흡증은 생활 습관 개선과 같은 소극적 방법으로 근본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표준 치료법인 양압기 사용 등 적극적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윤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장이 12일 필립스코리아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필립스코리아 제공]


수면 건강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증가 추세다. 지속양압기(CPAP) 글로벌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7.5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 대부분은 동거인이 호흡을 멈추는 것을 알아차리거나(34.6%), 본인의 코골이가 동거인의 잠자리를 방해한다(21.5%)는 것을 인지하면서 초기 증상을 알게 된다.

본인 스스로 알아차리거나 검진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비율은 낮고, 수면무호흡증을 인지하더라도 59.5%만이 병원을 방문한다고 답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27.7%는 여전히 양압기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페르난도 샤한 필립스 수면 및 호흡기 케어 사업부 아태지역 대표가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필립스코리아 제공]


이번 조사 결과 양압기 사용자의 89.6%가 수면이 개선됐다고 답했고, 87.8%가 동거인의 수면을 방해하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양압기 사용 만족도 역시 84.0%로 높은 수준이었으며,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에게 양압기 사용을 권장하는 비율도 93.9%로 매우 높았다.

박도현 필립스코리아 수면 및 호흡기 케어 사업부 대표는 “한국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인식이 낮고,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수면무호흡증 환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저조한 질병 자각 비율과 양압기 사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페르난도 샤한 필립스 수면 및 호흡기 케어 사업부 아태지역 대표는 “필립스의 기업 비전인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나은 케어 제공’을 실현하고자, 수면 및 호흡기 케어 사업부는 양압기는 물론 산소발생기, 인공호흡기 등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통해 호흡 관련 질환으로 불편함을 겪는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