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술 관세 전쟁…와인·위스키 어쩌나

트럼프 “EU, 미국 위스키 50% 관세 폐지 안하면 EU 주류에 200% 관세”

주류업계 “패닉”…유럽 “미국 시장 사라져”·미국 “무관세로 돌아가야”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매길 것이라 선언해 관세전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 코스트코 매장의 와인 판매대.[heraldk.com]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매길 것이라 선언해 관세전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 코스트코 매장의 와인 판매대.[heraldk.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위스키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조치를 폐지하지 않으면 EU 국가에서 제조한 주류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미국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태동된 EU가 막 위스키에 더러운 50%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 관세가 즉각 폐지되지 않으면 미국은 곧바로 프랑스와 다른 EU 국가에서 나온 와인, 샴페인, 알코올 제품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미국의 와인 및 샴페인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은 14일 미국 대표와 전화 통화를 가질 것이라며 미국과 계속 협상할 것임을 밝혔다.

폰 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관세를 좋아하지 않는다. 관세는 세금이고 기업과 소비자에게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항상 동시에 우리의 이익을 방어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우리는 협상에 열려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U와 트럼프가 알코올 관세를 놓고 다투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그 영향을 곧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와인 양조업자, 증류업자, 양조업자, 유통업체, 소매업체, 소비자 사이에서 관세가 어떻게 흡수될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의 위협으로 인해 이전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던 15달러짜리 이탈리아 프로세코 한병의 가격이 45달러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유럽의 대응으로 파리에서 30유로짜리 버번 위스키 한병 가격이 45유로로 오를 수 있다고 AP통신은 예상했다.

프랑스 와인·주류 수출연합 가브리엘 피카르 회장은 미국 시장이 프랑스 와인 및 주류 수출업체에 연간 40억 유로(약 43억 달러)의 가치를 갖는다며 200% 관세는 ‘강력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P와 가진 인터뷰에서 ”200%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으로의 모든 수출이 완전히 중단될 것”이라며 “관세 200%로는 더 이상 시장이 없다”라고 단언했다.

미국의 위스키 제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하라는 입장이다. 미국 증류주 협회 크리스 스웡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EU와 증류주 협정을 체결하여 무관세로 돌아가 미국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비스업의 제조 및 수출을 늘릴 것을 촉구한다”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증류주 협회에 따르면 유럽이 2018년 트럼프 정부의 관세에 대응해 미국 위스키에 25%의 세금을 부과했을 때,  EU로의 수출은 2021년까지 20% 감소했다.

EU는 미국이 12일부로 전세계 철강, 알루미늄과 파생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맞불성’ 관세를 도입하면서 내달 1일부터 시행할 1단계 조치에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50% 관세를 포함했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대해 유럽이 보복 관세 도입에 나서고,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반격을 경고하고 나섬에 따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세계 ‘관세 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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