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국평 실거래가 역대 최고액 경신
춘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홀로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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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 시내와 의암호 전경.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강원도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의 꼭대기 층이 8억원을 훌쩍 넘기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과 맞먹게 돼 주목된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따르면 ‘춘천센트럴타워푸르지오’ 전용 84㎡가 이달 4일 8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강원도 아파트 중 ‘국민평형’ 실거래가로 2022년 이후 최고액을 돌파한 것으로, 최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 있는 ‘인덕원센트럴푸르지오’가 8억5500만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슷한 금액이다.
이 단지는 2022년 5월 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으나, 이는 분양권 상태에서 입주 시작 전에 거래된 매물이다. 춘천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21년과 2022년 분양 당시 활장이어서, 분양가에 몇억씩 플러스피가 붙어 입주권이 팔리고는 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의 다른 아파트 중에서는 2023년 8월 준공된 ‘속초디오션자이’가 입주 전인 2021년 7월 기록한 8억2162만원이 입주권 거래로는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는 강원도 춘천시 온의동에 있는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6개 동 1175가구 규모 주상복합 단지로, 춘천시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아파트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870가구 모집에 2만3517명이 몰리며 평균 27.03대 1, 최고 166대 1을 기록하며 1순위 그해에 마감됐다. 2022년 3월에 입주가 시작됐고 단지 지하에는 프리미엄 쇼핑몰 등이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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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조감도. [대우건설] |
인근에 있는 ‘춘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도 2021년 8월 입주한 고층아파트로, 인근의 ‘춘천파크자이’·‘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 등과 함께 춘천의 1군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 전용 84㎡의 이달 시세는 5억원 중반대로, 지난해 6월부터 꾸준한 가격 상승세를 보인다.
업계는 춘천 내의 신축 아파트 브랜드 타운에 함께 위치했음에도 ‘춘천센트럴타워푸르지오’와 약 2억원의 가격 차이를 보이는 이유로 입지와 상징성을 꼽았다. 춘천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남춘천역 상권과 쇼핑몰 등 생활 편의시설 면에서 입지적인 차이가 난다. 타워푸르지오도 로열층을 제외하면 최근 7억대 중후반에 대부분 거래됐고, 호가보다 싸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8억3500만원도 입주가 잘 안되는 분위기 속에 호가 8억9000만원에 급매로 나온 49층 매물이 가격을 낮춰 거래된 것이다. 강원도서 제일 높은 층에 산다는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춘천은 강원도에서도 금액이 받쳐주고 잘 안 떨어지는 지역에 속한다. 신축 공급이 최근에 없었고, 공무원 도시여서 자금력을 갖춘 실수요자들이 많이 유입된다”며 “거래 매물도 투자 목적보다는 대부분 지역사회 내에서 거래되는 것들로, 호가 8억5000만원 이상 올려서 팔기 위해 기다리는 매물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춘천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의 월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1월 지방권은 92.12, 전국은 93.36이었으나 춘천은 103.77로 전기 대비 증가했다. 전국을 비롯해 지방권과 강원지역 모두 전기대비 0.1과 0.11씩 감소했으나, 춘천은 0.07 증가하며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했다.
전문가는 지방의 특정 지역과 단지 쏠림으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방과 수도권 외곽이 2021년처럼 너도나도 다 오르는 상황이 아니라, 뷰나 브랜드처럼 장점이 있는 곳만 오르는 현상을 보여준다”며 “춘천에서 자금력 있는 수요자가 콕 집어 선택하는 단지들만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활성화되듯이, 불경기 저성장 시대에 지방 수요자들이 서울로 원정 투자를 가거나 해당 지역에서 제일 좋은 단지 위주로 사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