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수입화물 통제시스템(ICS2)
HMM·하팍로이드 ‘화주 대상’ 공지 내려
“당장 영향 無, 중국산 제약 가능성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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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팍로이드 컨테이너선 [하팍로이드 홈페이지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유럽연합(EU)이 회원국에 유통되는 상품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한 ‘수입 관리 시스템 2’(ICS2) 제도가 1일(현지시간)부터 도로·철도 등 모든 운송수단으로 확대 적용됐다.
유럽에 제품을 수출하려는 화주들이 제품 정보가 담긴 데이터를 사전에 제출하도록 하면서 현지 세관이 유럽에 들어가는 물품을 더욱 구체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글로벌 무역시장이 점차 격화하는 상황 속에 국내 수출·물류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일 해운·물류업계에 따르면 HMM·하팍로이드 등 국내외 주요 해운선사들은 ICS2의 확대적용을 안내하는 메시지를 최근 고객들을 대상으로 발송했다.
특히 하팍로이드는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ICS2 신고를 선사에게 대행할 경우 화물에 미화 35달러 수준의 추가비용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EU가 항공화물에만 적용됐던 ICS2를 지난해부터 해운으로 확대하고, 이달부터는 이를 육로(도로·철로)에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해운 물류에 대한 ICS2 신고 절차의 경우에도 육로 적용 시점까지 자율으로 운행해 왔는데, 이날부터는 유예없는 본격 시행이 동시에 이뤄졌다.
하팍로이드 측은 “전송돼야 하는 내용의 일부라도 누락이 있을 경우 해당화물에 대한 컨테이너선 선적부터 제한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필수 정보에 대한 누락이 없도록 화주가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ICS 2는 테러 관련 등 ‘위험’ 물품으로 분류되는 화물의 EU 영토 반입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EU는 국경 간 이동이 자유로운 단일시장 특성상 일단 위험 물품이 반입되고 나면 걸러내기 힘들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주의 상품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를 통해 EU 회원국에 각각 반입되는 화물에 대한 위험관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화주들은 EU 영토로 화물을 보내려는 운송인은 선적에 앞서 정해진 기한 내에 반드시 ‘입국 요약 신고’(ENS)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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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S2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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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역항에 선적해 있는 컨테이너선 [연합] |
해운업계에서는 이전에는 EU 내 특정국 세관에서 출입이 막힐 경우 다른 국가로 장소를 옮겨 통관을 시도하는 ‘항구쇼핑’이 가능했지만, ICS2 통합 제도로 이 또한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수출 물류업계는 이번 제도 도입이 수출 실적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것은 맞지만, 해운 외에 EU로 들어갈 물류를 운송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안이 없으니 수출이 감소한다든지 하는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 무역업계 관계자도 “미국 AMS, 일본 AFR 등 이미 해외 여러나라에서 사전신고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처음에는 서류 준비가 조금 필요하고 번거로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 수출업계는 이미 미국 일본 등에서 경험이 많아 그렇게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조치가 해외 물품에 대한 유럽의 규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쇼핑몰을 타고 우리 물류업계는 미국이나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 시장에 대해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물류업계 관계자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관세정책을 ‘마이크로’(세밀)하게 시행하다 보면, 향후 ICS2를 통해 여러 문제에서 트집을 잡을 수 있는 구색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중국에서 들어오는 물량들은 아직은 물건 정보나 품질에 대한 아쉬운 점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ICS2 관련 내용을 고객인 화주사에게 알린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해양수산부가 밝힌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3173만TEU로 사상최대치에 달했다. 홍해사태 등 지정학적 공급망 불안정 상황에서도 전년(3015만TEU) 대비 물동량이 5.3% 증가한 것이다. 특히 환적 물동량이 1389만TEU로 전년 대비 115만TEU가 증가(9%)하면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도 “미국 소비시장 회복에 따른 대미교역 활성화와 함께 중국발 환적물량 증가로 인해 우리 물류업계 실적이 좋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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