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명 돌파” 보험설계사는 왜 계속 늘어날까 [세모금]

전속·GA 설계사 수 50만9604명
‘N잡러’에 외형 커졌지만…정착률·유지율 관건
GA 중심 재편 가속…“양보다 질 관리 더 중요”


보험설계사 수가 전속 채널은 10년 만에,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전속·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보험설계사수가 각각 20만명, 30만명을 넘어서 두 채널 합산 설계사 수가 50만명을 돌파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상반기를 기준으로 국내 생명보험회사·손해보험회사 전속설계사수는 20만832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보다 2만1319명(11.4%)이 늘어난 숫자로, 전속설계사수가 20만명을 돌파한 것은 과거 생보사를 중심으로 자회사형 GA를 설립하기 이전인 2015년(20만219명) 이후 10여년 만이다.

GA 설계사수 역시 같은 기간 1만6225명(5.7%)이 늘어난 30만1275명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을 웃돌았다. 이로써 전속·GA 설계사 수는 50만9604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보험설계사수는 지난 2022년(43만6467명)에는 소폭 줄기도 했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3년 연속 오름세를 보인다.

설계사수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배경에는 여전한 대면 채널 중심의 판매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보험 상품은 하나의 주계약에 수십 가지 특약이 붙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스스로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생명보험 초회보험료 중 대면 채널의 판매 비중은 무려 98.9%에 육박한다. 온라인판매(CM)·전화판매(TM) 채널을 합해도 1%를 넘기가 쉽지 않다.

전속 채널에서의 설계사 증가는 손보사가 주도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손보사 전속 설계사는 13만5842명으로, 생보사(7만2487명)의 거의 2배에 달한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 영업을 통해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이 주도하는 부업 설계사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결과다. 부업 형태로 보험 판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허들을 낮춘, 이른바 ‘N잡러’ 마케팅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낸 것이다. 실제 메리츠화재와 롯데손보는 지난 2023년 말과 비교해 설계사수가 각각 54.8%, 61.7%씩 증가해 보험업계 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GA 채널의 성장에는 보험사와 소비자 양측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측면이 크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전속 채널 대비 비용 효율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속 채널은 관리비용을 지출해야 하지만, 외부 GA 채널은 계약 체결 시에만 비용을 지급하면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GA를 통한 상품 비교 가입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한 곳에서 비교해 볼 수 있고, 보다 나은 조건의 상품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만 설계사수의 급격한 증가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부업 형태로 들어온 설계사들의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오래 머물지 않고, 정착률도 낮아 계약 유지관리가 어려워지는 등 설계사·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부업 설계사 유입이 컸던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보험계약 유지율이 전년 대비 최대 14%포인트 떨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고령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인구 감소·시장 정체 등이 나타나는 가운데 한정된 보험 시장에서 설계사 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업계 전반의 영업 환경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GA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한정돼 있다 보니 전체 설계사 평균 소득이 낮아지고, 이는 또 다른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전문가들은 단순한 숫자 증가보다는 질적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실장은 “설계사 숫자가 늘어나는 것보다는, 실제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을 얼만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정착률과 유지율을 높이는 질적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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