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본격 사이클 진입 외인 긍정적
한미 관세협상·환율 등 불확실성 요인
자본시장 선진화·지배구조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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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들은 코스피가 3000대 구간을 벗어나 본격적인 ‘4000피’ 시대로 진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사이클을 타고 있고 증시 체질 개선 기대감에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수급이 유입되는 흐름은 긍정적 배경이다.
국내 7개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들은 27일 헤럴드경제에 4000피를 돌파한 코스피가 중장기적으로 5000달성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관건으로는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성과 기존 주력 산업의 실적 ‘레벨업’을 꼽았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000이상은 당연히 ‘슈팅’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구간”이라며 “4000이라는 레벨은 내년도 기업이익이 250조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에 대한 반영”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과거 195조원을 벌었을 때 3300을 달성했다. 같은 논리로 코스피 5000은 300조 가까이 이익을 벌어야 하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주는 슈퍼위크인 만큼 APEC 회담에 미중 갈등 문제나 한국 관세가 해결이 되면 단기적으로 슈팅할 것”이라며 “4000까지 잘 왔기 때문에 4200 까지는 터치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당순이익(EPS)는 반도체가 내년까지는 이익이 확보돼 있는 상황으로 환율 효과가 생각보다 있기 때문에 일단 숫자는 잘 나오고 있다”며 “한국이 베이스가 낮은 나라다 보니. 한국이 워낙 성장률이 낮아서 사실 올라갈 수 있는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약세인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한 요인이지만 외국인 유입은 가능하다고 봤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상승과 환율 레벨과의 싸우는 건데 환율이 지금 낮은 편은 아니다”면서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높으면 이 정도 환율이라도 외국인 자금은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고 보고 있고 내년 4월부터는 WBGI 채권 자금도 들어오게 된다”고 했다.
황 센터장은 “장기적으로는 5000피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만큼 미국 금리인하가 예상대로 가는지, 한미 관세 협상이 해결되는 과정과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될 지 당장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지배구조 개선 정책이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 돈을 버는 것에 비해 밸류에이션 자체가 조금 많이 높아진 상황이라 주가에 대한 부담은 있다”면서 “기업들 실적이 명확하게 좋아지는 게 숫자로 나타나야 지속적으로 (코스피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외국인 수급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올해 중 가시성이 나오면 (증시 레벨업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괜찮은 이유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라는 특수한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면서 “입법을 통해 진행되는 부분인 만큼 정부에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할 것 같다. 지배구조개선은 톱-다운으로 주어지는 거니까 그런 기대를 잘 살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글로벌하게 모든 자산 가격이 다같이 올라가는 모습이라 미국의 금리 인하나 유동성 확장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당장은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도 짚었다.
다만 주가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은 상황으로 개인투자자 유입이 제한적인 만큼 기업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 및 미중갈등, 불안정한 환율도 지켜봐야 할 불확실성 요인이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연말까지는 4100을 보고 있다”면서 “수출 개선과 실적이 뒷받침되고 관세 문제가 해결, 미중갈등이 완화되면 5000이 내년 말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프로그램 매수가 많고 단기적으로 너무 빨리 올라서 부담이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시장의 분위기는 굉장히 긍정적”이라고도 했다.
매도 우위인 개인투자자 유입을 위해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세액공제를 꼽았다. 최 센터장은 “요즘 패턴을 보면 주가가 오르면 개인이 매도를 하는데, 주가가 빠지면 개인이 매수를 강헤하게 들어와서 맞춰준다”며 “(개인은)차익실현으로 나가는 물량이 아니라 저가매수 들어오는 물량”이라고 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과 지금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우리나라 GDP의 절반 이상은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라며 “한 번 더 뭔가 기술적인 차이 그다음에 수익성에서 차별화가 있어야 코스피 레벌업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에서 등장할 경우 상승을 뒷받침하는 긍정적 기제라고 전망했다. 유동현·경예은·문이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