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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중앙회] |
비수도권 기업도 격차 체감 1순위는 인력 문제
균형발전 해법, 인재 수급 구조 개편이 관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수도권 중소기업의 사실상 전부가 지방 이전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가운데, 그 배경에는 인력 확보 어려움과 기존 직원의 지방 이전 기피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과제가 결국 ‘사람 문제’로 수렴된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77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 중소기업 지원정책 관련 의견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기업의 99.5%는 지방 이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지방 이전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기존 직원의 지방 이전 기피(47.0%), 기존 거래처와의 물리적 거리 증가(44.6%), 물류·교통·입지 조건 악화(32.7%), 인력 확보 어려움(28.7%) 등이 지목됐다.
수도권과 지방 간 경영환경 격차가 크다고 응답한 기업을 대상으로 격차 체감 분야(1·2순위)를 조사한 결과에솓 ‘인력 확보’가 69.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통·물류·입지 등 인프라’가 67.4%로 뒤를 이었으며, ‘판로 기회’ 22.5%, ‘투자·금융 접근성’ 20.2%, ‘기술 접근성’ 5.6% 순으로 집계됐다. 인력 문제와 인프라 여건이 수도권과 지방 간 경영환경 격차를 체감하게 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에서는 ‘인력 확보’ 응답 비율이 74.5%로 비제조업(63.2%)보다 높았다. 반면 비제조업은 ‘교통·물류·입지 등 인프라’가 73.7%로 제조업(62.7%)보다 높게 나타나 업종에 따라 격차 체감 요인이 다소 차이를 보였다.
지역 소멸위험에 직면했다고 인식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인재 수급 부족’이 52.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지역 주력산업 쇠퇴’ 38.7%, ‘기업 수 부족’ 37.0%, ‘교통·물류 인프라 부족’ 25.2%, ‘정주여건 열악’ 22.7% 순으로 나타났다. 인력 확보 문제가 지역 소멸위험의 핵심 요인으로 인식되는 동시에 산업 기반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권역별로 보면 대부분 지역에서 ‘인재 수급 부족’ 응답이 높게 나타난 가운데, 대구·경북권(54.5%)과 호남권(58.8%)은 ‘지역 주력산업 쇠퇴’가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제주 지역은 ‘기업 수 부족’과 ‘지역 주력산업 쇠퇴’가 각각 50.0%로 동일하게 가장 높게 나타나 지역별로 소멸위험 요인의 차이가 확인됐다.
비수도권 기업 역시 인력 문제를 가장 큰 경영환경 격차 요인으로 인식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인력 확보’가 격차 체감 1순위로 꼽혔으며, 특히 비수도권 기업 다수는 수도권과의 경영환경 격차가 크다고 응답해 구조적 불균형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과 대구·경북권에서 격차 체감 비율이 평균을 웃돌았고, 호남·중부·제주·동남권 등 대부분 권역에서도 높은 수준의 격차 인식이 확인됐다. 산업·인프라보다 인재 수급 문제가 지방 기업 경쟁력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책 체감도 역시 높지 않았다. 비수도권 중소기업 상당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정책이 모두 부족하다고 평가했으며, 그 이유로 인력 확보 어려움을 가장 먼저 꼽았다. 투자·금융 접근성이나 인프라 여건보다 인력 문제가 우선순위에 놓인 셈이다.
지방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도 인력 확보 지원이 1순위로 지목됐다. 투자·재정 지원 확대, 대·중견기업 지방 이전 지원 등이 뒤를 이었지만, 근본적 해법은 결국 인재 유입 구조 개선에 있다는 인식이 확인됐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비수도권 중소기업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문제는 인력 확보이며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을 가로막는 요인 역시 기존 직원의 이전 기피로 나타났다”며 “지방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비수도권 인력난 해소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층·경력단절여성·외국인 근로자 활용 확대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균형발전 정책이 입지·재정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교육·주거·문화·노동시장 구조를 포함한 종합적 인재 생태계 구축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람이 이동하지 않는 한 기업도 이동하지 않는다는 현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