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극단적 상황에 놓여있지만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수진 감독은 3월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한공주’ 언론시사회에서 주제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날 이수진 감독은 “성폭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지금도 부담스러웠다. 이 이야기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땐 소개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보다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소녀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그것이 이 영화의 큰 주제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영화 속 성폭행 소재로 영화를 만든 계기에 대해 “잊혀지지 않을만큼 매달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던 것 같다. 성폭행 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의 자살, 왕따 사건에 순간순간 분노했고,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고 말한 후 “하루는 ‘내가 분노하는 것이 제대로 된 분노인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되물어봤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사건의 중심에 있는 친구들이 내 주변으로 온다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도 고민했다. 쉽게 분노한만큼 고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 때부터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한공주’(감독 이수진)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고 쫓기듯 전학을 가게 된 ‘공주’가 아픔을 이겨내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