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인간적인 사업가 – 깐깐한 예술가의 화해 · 우정…동화같은 이야기 속엔 디즈니 창업주 실화가…

지난 2013년은 월트디즈니 사가 창립 90주년이 된 해였다. 이를 맞아 디즈니 사는 자사의 전통을 가장 충실히 계승한 ‘겨울왕국’을 내놓아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작품과 함께 90주년을 ‘자축’한 또 한 편의 영화가 바로 ‘세이빙 Mr.뱅크스’다. 22세의 청년 월트 디즈니(1901~1966)가 형 로이와 함께 회사를 세운 것이 1923년 10월. 미국에서는 꼭 90주년이 된 지난해 10월 개봉했지만, 한국 극장가엔 약 6개월의 시간차를 두고 찾아왔다.

‘세이빙 Mr.뱅크스’는 월트 디즈니의 생전 가장 기념비적인 실사영화로 꼽히는 뮤지컬 ‘메리 포핀스’의 탄생 비화를 그린 작품이다. ‘메리 포핀스’는 영국의 여성 아동문학가 파멜라 린던 트래버스(1899~1996)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도 유명한 여배우 줄리 앤드루스가 타이틀롤을 맡았다. 지난 1964년 미국에서 개봉해 아카데미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과 영화음악상, 주제가상 등 5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메리 포핀스’는 자유자재로 마술을 부리는 보모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로 1934년 첫선을 보였는데, 소설이 디즈니의 손까지 들어와 스크린에 옮겨지기까지는 긴 기다림의 시간과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다. 딸들이 웃고 즐기며 유난히 좋아하는 책을 유심히 봤던 월트 디즈니는 그것이 ‘메리 포핀스’임을 알게 되고, 자식들에게 영화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작가 파멜라 린던 트래버스에게 영화화 관련 판권 구입을 처음 시도했던 것이 1938년이었다. 하지만 당시 디즈니는 아직 어마어마한 정도의 회사는 아니었으며, 파멜라 린던 트래버스는 월트 디즈니가 메리 포핀스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디즈니는 포기하지 않았고, 끈질긴 구애 끝에 1961년 드디어 판권계약을 맺고 영화화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영화 ‘세이빙 Mr.뱅크스’는 1961년, 월트 디즈니(톰 행크스 분)가 영국 런던에 있던 작가 트래버스(엠마 톰슨 분)를 미국으로 초대해 판권계약을 최종적으로 이뤄내고, 그녀를 시나리오 작가 및 영화음악 작곡가와 함께 영화 제작에 참여하도록 해 작품을 완성시키기까지 몇 년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실제는 작품 권리를 둔 비즈니스적인 갈등이었을 관계를 ‘세이빙 Mr.뱅크스’는 인간적인 사업가와 깐깐하고 변덕스러운 예술가 사이 화해와 우정의 ‘동화’로 채색해낸다.

2살 차이로 거의 동년배와 다름없지만, 영화 속에서 톰 행크스가 연기하는 디즈니는 자애롭고 현명한 아버지로 묘사되는 반면, 트래버스는 유년기에 고착돼 성장하지 못한 딸이며 심술맞고 변덕스러운 아가씨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결국 ‘세이빙 Mr.뱅크스’는 소년(소녀)을 이해하는 아버지상을 통해 디즈니 사가 추구하는 가족과 세대 소통의 가치를 보여주는 작품이며, 디즈니의 완벽한 ‘영혼’으로 창업주인 월트 디즈니를 찬미하는 영화라 하겠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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