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이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는 데도 일신공신이다. 이 과정에서 김병만에게는 슈퍼맨, 무적 등의 이미지가 생겨났다. ‘정글의 법칙’에 처음 들어온 멤버들을 인터뷰하면 가장 자주 반복되는 말이 “왜 김병만 족장, 족장 하는지 알겠다”다. 이는 그동안 김병만이 새로 들어오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리드하는 모습이 많이 소비됐다는 뜻이다.
김병만은 특히 정글에서는 능력이 십분 발휘된다. 나무에 오르는 건 원주민급이다. 김병만은 16일 아마존 지역에서 이민우에게 물고기 사냥법을 전수했고, 아예 물고기를 손으로 쳐내 잡는, 격이 다른 족장 클래스의 내공을 선보였다.

하지만 김병만에게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김병만은 자신도 사냥을 못할 수 있는 데도 정글에서는 못하는 게 없다고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김병만은 최근 ‘정법’에서 “멤버들이 전부 나한테 물어본다. 나도 처음 가는 곳인데, 나는 물고기를 무조건 잡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미 제작진 마인드를 겸비하고 있는 김병만은 자신이 일을 주도하고 나머지를 멤버들에게 역할분담시키는,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구도로만 계속 가기는 어렵다고 보고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자신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김병만은 ‘병만족’을 이끄는 리더로서 솔선수범의 덕목을 실천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지에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미 스카이다이빙,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기도 했었다.
사실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에서 하는 고민은 일반 직장인에게도 해당된다. 직장인도 한창 일을 주도하다 고참이 되면 비슷한 고민에 빠진다. “이제 내가 뒤로 빠져줘야 하나?”
김병만도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후배들을 열심히 뛰게 하고 자신은 뒤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며 한마비씩 하는 ‘정법 고문’ 역할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 현장을 더 열심히 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제작진도 이에 따른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 ‘헝거게임‘, ‘호모루덴스’, ‘블라인드 퀘스트‘ 등으로 전체 패턴에서도 변화를 주고 있지만 김병만의 역할이나 구도, 패턴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가령, 김병만을 대적할만한 상대를 집어넣어 김병만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게 어떻가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초기 추성훈, 리키 등 강한 남자를 투입할 때 그런 구도를 예상했지만 생존과 공존의 훈훈한 모습으로 귀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도하기가 쉽지 않고 자칫 ‘정법‘의 따뜻한 분위기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결국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이 추구하는 가치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병만족장의 모습에서 조금씩 변화하고 확장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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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